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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또 새 역사 쓴 BTS, 한국어 노래 최초 빌보드 핫100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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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1위
"인종 차별 뿌리 둔 서구 음악 산업 뒤집어"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다' 해시태그 물결도
한국일보

새 앨범 '비'와 신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와 싱글 차트를 석권한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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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한국어 노래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주요 인기곡 차트인 '핫100' 정상에 올랐다.

"한국어 노래 핫100 1위 62년 만에 처음"

30일(현지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비(BE)'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핫100 1위를 차지했다. 한국어 노래가 정상에 오르기는 이 차트가 생긴 지 6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지난 9월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같은 차트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이 곡은 모든 가사가 영어로 된 노래였다.

핫100은 온라인 재생(스트리밍)과 음원 다운로드 그리고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발표하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보여주는 차트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이 팬덤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 노래 한 곡에 순위를 매기는 핫100은 보다 대중적인 인기 지표로 여겨진다. 그만큼 비영어권 가수가 영어가 아닌 제3세계 언어로 부른 노래로 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스페인어 노래 '마카레나'(1996) 등이 이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적 있지만, 비영어곡이 1위에 오른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엔 방탄소년단 팬들이 비영어권 노래 1위를 자축하며 올린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다'는 뜻의 영문 해시태그(#MusicTranscendsLanguage)가 굴비 엮이듯 올라왔다.

외신들도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미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성과에 주목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이 인종 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뿌리를 둔 서구 음악 산업을 뒤집어 엎었다"고 평했다. 또 다른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따뜻한 보컬 하모니가 도드라지는 이 곡은 어려웠던 한 해에 대한 힐링 트랙"이라며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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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빌보드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주요 인기곡 차트인 '핫100' 톱 10. 그룹 방탄소년단이 '라이프 고스 온'과 '다이너마이트'로 1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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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를 노래해 일군 반전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방탄소년단이 핫100 1위에 오른 것은 미국에서 커진 그룹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공고한 10~20대 팬덤을 기반으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화두를 던져 보폭을 넓힌 게 커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에서 청춘을 화두로 내세워 10~20대를 매료했다면, 올해 낸 '다이너마이트'에선 미국인들에 친숙한 디스코풍 멜로디로 다양한 세대의 귀를 사로 잡았고, '라이프 고스 온'에선 코로나19 극복 메시지로 공감의 폭을 넓힌 게 시장에서 커진 파괴력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비'는 코로나19시대를 사는 이들에 바치는 앨범이다. 방탄소년단은 흥겨운 디스코풍 '다이너마이트'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지우려하고, '라이프 고스 온'에서 "멈춰있지만 빛은 또 떠오르니깐"이라 노래하며 희망을 준다. 특정 세대를 넘어 시대를 노래('라이프 고스 온')한 것이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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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빌보드 핫100·빌보드200 역대 순위.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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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스 이후 42년 만에 최단 기간" 3위엔 '다이너마이트'

방탄소년단이 핫100 1위에 이름을 올리기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제이슨 데룰로 '세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10월) 등에 이어 세 번째다. 단 석 달 만에 이룬 성과로, 방탄소년단은 호주 유명 록밴드 비지스 이후 42년 만에 최단 기간 핫100 3회 1위란 기록도 세웠다. 앞서 비지스는 1977년 12월24일부터 1978년 3월18일까지 2개월 3주 만에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 '스테잉 얼라이브', '나이트 피버'로 연달아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는 "신곡을 공개한 첫 주에 두 번 1위를 차지한 그룹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공개된 '다이너마이트'는 이번 차트에서 3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비'로 빌보드 앨범 차트와 싱글 차트 1위를 모두 휩쓸었다. 두 차트 동반 1위도 처음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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