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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필리핀도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 물밑협상···한국도 확보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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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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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판매를 놓고 필리핀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과 협상을 진행해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 정부도 화이자 측과 물밑에서 협상하고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필리핀 주미대사 "화이자-필리핀 정부, 지속 연락 취해"
11월 9일(현지시간) CNN필리핀은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즈 주미 필리핀 대사가 필리핀이 화이자 백신을 받기 위해 좋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화이자가 필리핀을 포함한 미국 동맹국들을 위해 적당한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필리핀) 같은 나라에는 (화이자가) 비싸게 팔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한 회분당 5달러 수준의 가격이 정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95%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 제약사 백신 중 효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백신 한 회분 가격이 19.5달러(약 2만1,000원)으로 아스트라제네카(3~5달러)에 비해 훨씬 비싸다. 특히 화이자 백신은 한 사람당 2회분을 접종해야 하는 만큼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로무알데즈 대사의 발언은 화이자가 동맹국을 대상으로는 기존 가격보다는 낮게 백신을 판매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로무알데즈 대사는 화이자 측이 필리핀 보건부 및 식품의약청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양국 정부가 어떻게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를 놓고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이자 백신이 내년 1·4분기까지는 필리핀에 배송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칼리토 갈베즈 대통령실 고문도 11월 23일 백신 공급과 관련해 화이자, 중국 시노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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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화이자 백신 물량을 따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우선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현지매체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갈베즈 고문은 11월 27일 기자회견에서 필리핀 정부와 민간 업체들이 최소 26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 중대다수는 정부의 백신 프로그램에 제공하고, 나머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접종할 계획이다.

더구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입도선매한 상태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은 화이자가 내년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13억5,000만회분 중 약 90%를 선(先)구매했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들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들 외에 말레이시아도 최근 화이자와 백신 1,280만 회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능후 "제약사 5곳 정보도 계약 추진중"

필리핀이 화이자 백신 확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도 이를 성사시킬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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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월 26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정부는 개발 및 임상 추이를 봐가면서 생산이 가능한 거의 모든 백신업체와 접촉했고 현재 5곳 정도와 물량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임상 3상 이상에 들어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생산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우리와 연결돼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이자의 경우 94% 효능이 있다고 하고 모더나는 90%라고 하는데 그것은 다 자사들이 소수 실험자 대상으로 한 결과이고 학문적으로는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선 “우리나라에서 상당량을 생산하고 있어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는 SK케미칼(285130)의 자회사인 백신 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CMO)을 맡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1월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12월 초 코로나19 백신의 종류와 확보 물량에 대해 발표하겠다”며 “협상 중인 회사에 따라 속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떤 기업과는 계약서를 검토하는 단계이고 어떤 회사와는 구매조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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