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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완주 고산 소농마을에 최연소 이장 떴다...마을 유일한 30대 고병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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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윤 기자(=완주)(baejy111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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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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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고산면 소농마을의 고병진(36) 씨가 완주에서 최연소 이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1일 완주군에 따르면 수원이 좋고 수렁이 많아 '수렁골'로 불렸던 '소농(所農)마을'에 현재 밭농사를 주로 하는 20여 가구에 4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가운데 고 씨가 유일한 30대.

40대 1명 이외에 나머지 주민은 모두 70~80대에 해당할 정도로 고령화가 심한 곳이다.

이같은 마을에서 태어난 고 이장은 학교를 졸업한 후 스물여덟의 나이에 결혼해 한때 완주공단으로 출퇴근했지만, 직장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조부모님 농사를 거들며 부농을 꿈꾸고 있는 토박이다.

그는 3년 전 어느 날 전임 마을이장의 제안으로 어르신들에게 농사도 배울 겸 덥석 이장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장으로 취임한 첫해부터 마을 입구 진입로 공사를 비롯한 농로 포장 등 굵직한 동네 현안을 심부름하느라 신발이 닳도록 뛰어다닌 그는 매일 공사 현장을 확인해야 했고, 어르신들로부터 일일이 동의서를 받는 것부터 공사 감독관과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주민 뜻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등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최근엔 소농마을과 같은 산간벽지까지 태양광 바람이 불어 토지의 손바뀜이 많아졌고, 덩달아 늘어난 외지인들의 요구도 급증해 젊은 이장인 그를 더욱 바쁘게 하고 있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모셨던 어르신들의 요청에 동네 위험구간의 풀베기 작업이나 외딴 곳 밭갈이는 일상이 됐다.

면사무소에서 요구하는 인구조사 등 각종 조사부터 연말 퇴비 신청 등 서류를 꾸며야 하는 일, 심지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도시 자녀들에게 보내주는 일까지 그의 몫이다.

매년 4~6월 농번기나, 9~11월 수확기와 파종기엔 일손이 딸리는 어르신들의 지원 요청이 더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처음엔 (이장을)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면서 "그러나 매일 쇠락해 가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이가 돌아오는 동네가 될 수 있도록 힘들더라도 열심히 뛸 생각이다"고 각오를 다시 다진다.

[배종윤 기자(=완주)(baejy111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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