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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첫눈 내렸나요?"…'맨눈'으로 재는 한라산 적설량 정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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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기상청 "내년 고지대에 적설 측정 장비 설치 계획"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100만 명 가까운 등산객이 찾는 한라산은 겨울철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실시간 기상정보가 매우 중요하지만, 오히려 겨울만 되면 기상관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눈 쌓인 한라산 백록담
(제주=연합뉴스) 겨울로 접어든 1일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눈이 쌓여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2020.12.1 [독자 고원상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oss@yna.co.kr



1일 제주도와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한라산 윗세오름(해발 1천668m)과 진달래밭(〃 1천489) 2개 지점에 적설 관측장비가 설치돼 운용되고 있다.

이 장비는 제주도 소유로 2016년 설치됐다.

3m 높이에 위치한 장비가 바닥으로 레이저를 쏘아 돌아오는 신호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적설량을 측정한다. 3m까지 쌓인 눈을 측정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바람이 불면 눈이 날려 측정이 어렵고 단초점 레이저로 정확한 측정에도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이 장비는 도 재난 안전 관리용으로만 사용되고, 기상청 공식 기록으로는 쓰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도 한라산 어리목(해발 965m)에 다초점 레이저 방식의 적설 관측장비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지만 1천m 이상 고지대에는 공식적으로 적설량을 관측할 장비가 없다.

결국 한라산 겨울철 기상 관측과 기록은 '맨눈'으로 이뤄진다.

윗세오름과 진달래밭대피소에 근무하는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이하 한라산관리사무소) 직원이 3시간마다 대피소 부근 적설판 눈금자를 눈으로 확인해 기상청에 알려주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라산관리사무소 근무자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적설량을 확인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연합뉴스

눈꽃 핀 한라산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30일 오전 제주 한라산 고지대에 하얀 눈꽃이 피어 있다. 2020.11.30 jihopark@yna.co.kr



여기에 관측 시간도 오전 6시부터 3시간 간격으로만 이뤄지며, 한라산관리사무소 근무자가 퇴근한 오후 6시 이후로 12시간 동안은 관측이 중단된다.

또 폭설로 입산이라도 통제되면 윗세오름과 진달래밭대피소 근무자가 올라가지 못해 적설량 관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한라산에 눈이 많이 내린 날이면 오히려 적설량이 하루 넘게 요지부동일 때도 있다.

한라산 첫눈과 첫서리 관측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라산관리사무소 직원이 첫눈과 첫서리를 보면 기상청에 알린다.

이러한 이유로 기상청이 첫눈 예보를 놓친 적도있다.

실제 2017년과 2018년 기상청과 한라산관리사무소 간 첫서리와 첫눈이 내린 날짜가 달라 혼선을 빚고, 언론에서도 첫눈과 첫서리가 내린 날짜를 몇 차례 수정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2018년 도가 설치한 적설 관측장비의 신뢰도 확보를 위한 기상장비 검정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진전 없는 상황이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도가 설치한 적설 관측장비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맞다"며 "내년에 한라산 사제비(해발 1천434m)에 적설 관측장비를 설치해 공식적인 한라산 고지대 기상 관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라산에 다시 돌아온 겨울왕국
(제주=연합뉴스) 겨울로 접어선 1일 한라산 정상부에 눈이 쌓여 설국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2020.12.1 [독자 고원상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oss@yna.co.kr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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