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 KAIST 교수팀, 역노화기술 개발
대장암세포 이어 피부세포 효능 입증
건강 수명 연장, 노인성 질환 예방 전략 제시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 노화 원천기술을 개발한 조광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조 교수팀은 지난 20여 년간 축적한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 노화의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1월 같은 기술을 적용해 대장암 세포를 다시 정상 세포로 되돌린데 이어 피부 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데 성공함으로써 노화현상을 막고 노인성 질환을 미리 억제할 가능성을 높였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조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활용해 동백추출물에서 PDK1 억제 성분을 추출해 노화된 피부의 주름을 개선하는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추가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조 교수는 “그동안 비가역적 생명현상이라고 인식돼왔던 노화를 가역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노화를 생명현상으로 인식하고 이에 적극 대처해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등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는 새로운 서막을 열었다”고 했다.
노화된 세포, 젊은 세포, PDK1 억제를 통해 역노화된 세포.(자료=한국과학기술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뮬레이션으로 핵심 인자 찾아
세포노화는 텔로미어 단축, 산화 스트레스, 암유발유전자 활성화 그리고 DNA 손상과 같은 스트레스에 대응해 세포가 세포주기를 영구히 멈추는 생명현상으로 정의돼 왔다.
앞서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를 중심으로 회춘 전략이 연구됐다. 해당 연구는 이미 분화된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4개의 야마나카 전사인자를 일시 발현해 노화된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부분 역분화 전략을 이용한다. 조광현 교수는 “이 방법은 후생유전학적으로 노화 세포가 젊은 세포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종양이 형성되고 암의 진행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팀은 지난 1996년부터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기반으로 비가역적 생명현상을 역제어하는 기술을 연구해 왔다. 최근 4년간 1500여 건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데 필요한 핵심 인자인 PDK1를 억제해 정상적이고 젊은 세포로 되돌릴수 있다는 사실을 분자 세포실험과 노화 인공피부 모델 실험으로 입증했다.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에서 PDK1을 억제했을 때 세포노화 표지 인자들이 사라지고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정상 세포로서 기능을 회복했다.
특히 노화된 세포에서 PDK1이 mTOR와 NF-kB를 활성화해 노화와 관련된 분비 표현형을 유발하고 노화 형질을 유지하는 것과 연관돼 있음을 밝혀냈다. PDK1을 억제하면 다시 정상적인 젊은 세포 상태로 안전하게 되돌릴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다른 핵심 열쇠도 찾을까
조 교수팀은 이번 연구가 인간의 절대적인 수명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노화 세포를 정상 세포로 대체해 인간이 건강하게 사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노화된 피부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 현상과 노인성 질환 발생을 사전에 억제하기 위한 근본적 치료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암세포 치료에 접목해 몸속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려 암세포와 공존하며 환자의 삶을 정상인과 동일하게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PDK1 인자뿐 아니라 노화 핵심 인자가 추가로 있다고 보고 있다. 피부 세포와 우리 몸에 전체적으로 핵심 스위치 역할을 하는 인자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교수는 실제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기술로 활용하기 위해 기술 창업을 통해 노화제어기술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조 교수는 “노화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현상이고 세포의 노화과정을 이해하지도 못했다”며 “과학적으로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으며 앞으로 노인성 질환을 유발하는 젊은 세포를 안정적으로 되돌려 활력을 되찾거나 질환 발생을 늦추는데 활용해 개인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