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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블링컨 美국무 지명자, 4년 전 종로 순두부 집 약속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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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2016년 방한해 대북 제재, 사드 배치 관련 강한 의지 피력

조선일보

1일 서울 종로구 한식당에 걸려 있는 토니 블링컨 사진 액자와 그의 친필 메시지 및 사인. 블링컨은 미 국무부 부장관이던 2016년 10월 방한해 외교안보 주요 인사와 면담을 하고 리퍼트 당시 주한 미 대사의 소개로 이 식당을 찾아 순두부 찌개를 먹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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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무부 장관 지명자 토니 블링컨(58)이 4년 전 국무 부장관 당시 서울 종로구 한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고 “정말 맛있다. 다시 돌아오겠다”라고 남긴 친필 메시지가 요즘 외교가에서 화제다. 외교 소식통은 “블링컨이 국무장관으로 영전(榮轉)해서도 다시 이 식당을 찾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2016년 10월 28일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 미 대사의 소개로 동료와 함께 이 식당을 찾아 매운 순두부찌개와 전, 깍두기 등을 먹었다. 그는 식사 후 “훌륭한 식사에 감사하다. 정말 맛있다! 다시 돌아오겠다(Thank you for a Wonderful meal. Super delicious! I’ll be back)”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식당 측은 블링컨의 식사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그의 메시지를 액자에 담아 지난 4년간 식당 계산대 뒤편 벽에 걸어놓았다. ‘블링컨 액자’ 주변에는 미측 대북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해리 해리스 현 주한 미 대사 등 전·현직 미 당국자들이 이 식당을 찾은 모습의 사진도 걸렸다. 미 외교관들의 단골 한식집 중 하나인 것이다. 이 식당 사장은 1일 본지 인터뷰에서 “(블링컨이)국무장관 된다는 소식을 듣고 참 반가웠다”면서 “(블링컨 액자를 가리키며)저기 쓴 대로 약속을 지켜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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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방한한 토니 블링컨(맨 오른쪽) 당시 미 국무 부장관이 마크 리퍼트(맨 왼쪾) 당시 주한 미 대사 등 동료와 서울 종로구 한식당에서 순두부 찌개를 먹는 모습. 블링컨은 이 사진을 다음날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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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이 순두부 집을 찾은 것은 2016년 9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던 시기였다.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마치고 방한한 블링컨 당시 국무부 부장관은 조태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주요 외교·안보 당국자를 만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 블링컨은 방한 내내 공개 석상에서도 북한의 핵개발을 강도 높게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단결된 대북 제재 압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서울대 국제대학원 특강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해 “가장 최근의, 그러나 마지막은 아닌 조치”라고 부르며 “만약 북한의 위협이 계속된다면 향후 그 외의 추가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스스로와 동맹을 보호하려는 방어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도 했다. 이어 “중국은 대북 제재에서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 정권에 대해 일관적이고 포괄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 김정은이 핵·미사일 개발과 경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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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지명자가 2016년 10월 국무부 부장관 시절 방한해 서울대 관악캠퍼스 국제대학원에서 특강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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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책을 포함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지휘할 블링컨 국무 장관 지명자가 앞으로도 대북 제재와 사드 배치 등과 관련, 적당한 타협보다는 북한과 중국 등을 상대로 기본 원칙을 지키며 정책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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