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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담배 코로 펴라"가 훈육이라는 교직원, 광주교육청 첫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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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한 학생들 폭행·욕설 ‘과잉체벌’ 의혹



장휘국 교육감 취임 10년, 첫 수사의뢰



중앙일보

장휘국 광주교육감이 지난해 12월 30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내에서 흡연을 한 학생들을 꾸짖는 과정에서 담배를 코로 피우게 하거나 대여섯 개비를 한꺼번에 피우게 해 '과잉 체벌' 의혹을 받는 고교 행정실장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 행정실장은 "훈육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광주시교육청은 1일 "학생들에게 폭행과 욕설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주 지역 모 고교 행정실장 A씨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로 광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3선인 장휘국 교육감이 2010년 11월 취임한 뒤 10년간 광주시교육청에서 체벌과 관련해 교직원을 직접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실장은 지난 6월 초 학교 안에서 흡연을 한 3학년 학생 5명을 행정실 앞에서 폭행하고 욕설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A실장은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에게 담배 5~6개비를 입에 물도록 한 후 강제로 피우도록 했다. 또 다른 학생 2명에겐 담배를 코로 피우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실장의 체벌로 일부 학생은 몸에 피멍이 들었고, 한 학생의 휴대전화는 부서진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교육청은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A실장은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 훈육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는 게 광주시교육청의 설명이다. 광주시교육청 안팎에서는 "A실장이 과거에도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행정실장 "훈육 차원이었다" 해명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지난달 23일 성명을 내고 "해당 행정실장을 아동학대 처벌법 위반 행위로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고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에게 이뤄지는 교육적 지도 활동은 인권이 존중되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행정실장과 폭행 피해 학생을 분리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폭행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원래 학교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는 학교장 책임인데 (A실장이 있는) 학교의 경우 사립학교 구조상 교장이 신고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해 교육청이 직접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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