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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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중국 정부가 제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30일(현지시간) 국가안보를 주제로한 웹사이트 ‘1945’에 익명의 일본 정보 당국자 2명을 인용, 김 위원장이 중국이 공급한 백신을 최근 2∼3주 사이에 접종했다고 기고했다. 그는 김 위원장 뿐 아니라 그의 가족과 북한 지도부 내 다수 고위층도 함께 접종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 지도부가 중국 어느 업체의 백신을 공급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소식통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절대적 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이를 맞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처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임박하거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닌 이상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과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 백신 접종에 신중한 데는 서방 의료 기술에 비해 중국 기술 수준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우방인 러시아의 의료기술에 강한 회의를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회고록 ‘피스메이커’에서 김정일 전 위원장이 아버지(김일성)가 러시아산 심장박동기를 달고 몇 년후 세상을 떠났으며 이후 미국산 심장박동기의 성능을 보고 놀랐다는 대목이 나온다. 당시 김 전 대통령 방북을 동행했던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이 ‘역시 의료 기술은 미제가 최고’라는 식으로 얘기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시노백과 캔시노바이오 등 최소 3~4개사의 백신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의 3상 임상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거나 시험 결과 자료가 공표되지 않아 중국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지난달 브라질에서 중국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시험 참가자 중 한 명이 사망해 임상시험이 중단된 바 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 위원장 등이 효과적이지 못한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다른 백신으로 재접종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선 자신이 접촉한 전문가들도 분명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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