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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주가 1250% 뛴 ‘대륙 테슬라’ 니오…펑크난 니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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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고속질주, 엇갈린 명암

니오, 작년 차 화재로 주가 70% 폭락

중국정부 지원에 1년만에 대반전

GM 시총 추월…중국서 테슬라 추격

사기 논란 니콜라, GM서 결국 손절

2020년은 전기차의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NIO)의 시가총액(시총)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대표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를 넘어서며 자동차 업계의 새역사를 쓰고 있어서다. 니오는 조용히 질주하고 있다. 올 한해 주가가 1250% 폭등했다. 지난 1월 2일 주당 3.72달러(약 4100원)였던 니오의 주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당 50.53달러를 기록했다. 시총은 지난달 30일 기준 약 688억 달러(약 76조원)다. 테슬라 시총은 약 5550억 달러다. 테슬라 주가는 1년 만에 5배로 폭등했다. 경제전문업체 배런스는 “(시총으로 보면) 테슬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자동차 기업이 됐고, 창업한 지 6년 된 니오가 112년 된 GM의 시총(627억 달러)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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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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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테슬라’ ‘테슬라 킬러’로 통하는 니오는 윌리엄 리와 잭 쳉이 2014년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2018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중국명은 웨이라이(蔚來)자동차로, 텐센트와 바이두 등 중국판 빅테크 기업이 투자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을 봐도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가 어느새 자동차의 대표 주자가 됐지만 시곗바늘을 1년 전만 돌려도 상황은 딴 판이었다. 특히 니오는 지난해 악몽과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추락이 시작된 건 지난해 6월 ES8 모델 차량 화재 사고로 당시 중국 내 판매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000여대를 리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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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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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뒤 잭 쳉이 사임을 발표했고 주가는 지난해 3월의 10달러 선에서 3달러로 약 70%나 떨어졌다. 구조조정까지 들어가는 삼중고를 겪었다. 윌리엄 리는 당시 상황을 두고 “‘이건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을 가정해 잠재 위험 규모를 추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리스크 관리기법)야’라고 위로하곤 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악몽과 같은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한 든든한 뒷배는 중국 정부라는 게 구미 시장의 시각이다. 배런스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는 세금 감면 등의 정부 혜택을 누린다”고 전했다. WSJ도 “니오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에 판매고를 올리며 약 4000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 허베이(河北) 성 정부도 약 70억 위안(약 1조 1800억원)에 달하는 투자에 나서며 니오의 숨통을 틔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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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니콜라 추락, 20달러 선도 무너지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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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시기를 버텨온 니오는 이제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니오의 조용한 질주에 힘이 되어주는 건 경쟁자인 테슬라다. WSJ은 “올해 니오의 주식 랠리는 테슬라의 덕을 본 측면도 있다”며 “테슬라가 (중국에서) 올해 약 7만2000대의 모델3를 판매하면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키웠다”고 풀이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테슬라가 바꾸며 시장의 파이가 커졌고 니오 역시 그 덕을 봤다는 미국 매체의 해석이다. 니오는 내년 2분기에 2세대 배터리 교환소를 확충할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도 내년엔 전기차 트럭 세미(Semi) 출시를 앞두고 기업 몸집을 불릴 채비 중이다.

니오나 테슬라와 달리 전기차의 상승 궤도에서 이탈한 기업도 있다. 한 때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전기차 트럭 업계의 선두주자로 주목받았던 니콜라다. 공매도 전문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제기한 사기 논란에 휘말리면서 주저앉았던 니콜라의 재기 가능성이 옅어지고 있다. 구세주로 나섰던 GM이 정리 수순을 밟으면서다.

WSJ은 “GM이 니콜라와의 협력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며 “(니콜라의 주력 모델인) 배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백지화했다”고 전했다. 일부 부품 제공은 계속하겠지만 니콜라의 핵심 사업에선 발을 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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