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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의원을 막아? 수석 나와라"…야 초선 시위에 난감한 최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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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에 따라 연풍문은 집회 금지 구역…보안 구역에서 플래카드 시위

野 초선의원 "국회의원이 가는데 막아서나"…항의듣다 수보회의도 늦어

뉴스1

황보승희, 이종성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청와대 출입저지 관련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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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일방적인 면담 요청으로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늦게 도착한 최재성 정무수석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청와대 연풍문은 집시법에 의거해 집회가 금지된 장소임에도 초선 의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방문하는가 하면, 최 수석과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는 수석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기고 야당 의원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작은 지난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냈다.

이후 Δ검찰총장을 해임하는 이유 Δ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문제 Δ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연풍문으로 향했다.

청와대와 야당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 국민의힘 의원의 보좌진은 이날 오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질의서를 전달하겠다고 연락했다.

그러나 이날은 오전 10시10분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충무실에서 주재하는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가 예정돼있다. 관계 정부 부처 장관과 여당, 청와대 비서진이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였다. 또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인 만큼 노영민 비서실장과 최재성 정무수석이 모두 참석자로 예정돼있었다.

최 수석을 대신해 배재정 정무비서관이 질의서를 수령할 수도 있지만, 배 비서관은 이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차휴가를 쓴 상황이었다고 한다. 정무수석실은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날 오시면 좋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청와대 연풍문으로 향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당시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11시15분에 왔을 당시에는 1시간 동안 수석이나 비서실장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대통령 주재 회의는 11시35분까지 예정돼있었다. 청와대에서 진행되는 대통령 주재 회의에는 보안을 이유로 참석자 전원 휴대폰을 회의장 바깥에 제출해야 한다.

선임행정관이 이러한 상황을 설명했으나 초선의원들이 최 수석을 만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자 결국 최 수석이 연풍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방역수칙에 따라 10명 이상 모여있는 상황에서 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내 선임 수석이다.

최 수석 역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도 미리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이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28일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시위 현장을 방문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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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초선의원 청와대 릴레이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해 유상범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2020.11.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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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에는 초선 의원들이 경찰의 대응을 항의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11시쯤 최 수석과 면담을 요청하며 청와대로 향했고, 이 과정에서 연풍문 진입을 시도했다. 국민의힘측에서 찍은 영상에서 경찰측에서는 "연풍문 안쪽으로는 허가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는 강민국 의원이 "국민의 수권자 국회의원이 가는데 막아서는 게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희용 의원은 "연락이 안되면 국민이 (청와대에) 못가나"라고 말했다.

종로경찰서장은 초선 의원들에게 집시법 11조3항에 따라 대통령 관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동시 개별이동을 당부했다고 한다.

정무수석실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조율을 통해 오후 1시35분으로 면담 시간을 잡았다. 연풍문 2층에 청와대 관계자가 외부 미팅을 할 수 있는 회의시설이 마련돼있고, 정무수석실은 이 회의실을 예약했다.

최 수석은 초선 의원들을 예약한 회의실로 안내했지만, 초선 의원들은 최 수석을 밖으로 나올 것을 요구했고 오후 1시45분쯤 최 수석이 연풍문으로 나왔다. 초선 의원들은 최 수석에게 경찰의 대치 상황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최 수석은 집시법에 따라 규정을 지키려는 경찰을 대신해 사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초선 의원들은 이후 입장문을 내고 "폭력을 촉발시키려는 듯한 의심이 들 정도로 강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가 예정돼있었다. 최 수석은 경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초선 의원들의 요구를 듣다가 참석자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회의장에 도착, 회의에 1분 정도 늦었다. 이러한 상황은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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