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혁신에는 장시간 근로를 줄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포함된다. 사진은 지난해 일터 혁신 컨설팅을 받은 아성크린후로텍에서 근로자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 제공 = 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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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 독일 지멘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양국 정부가 이들 회사 시스템을 연구해 중소기업으로 퍼져 나가게 했다는 데 있다. 이들은 일터 내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미래 비전을 만들고 있다. 일터 혁신이란 협력적 노사 관계를 만들어 회사 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대표적으로는 평가 방식과 임금 체계 개편을 통한 인건비 개선,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업무 효율 상승 등이 있다. 이 같은 일터 혁신은 특히 우리나라처럼 노사 관계가 경색된 환경에서는 더욱 필요한 활동이다.
포스코의 환경설비를 위탁 운영하는 회사 청인은 당초 포스코 내부에서 하던 일을 분사한 형태의 회사다. 2018년 회사 설립부터 포스코에서 일했던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 경력 직원과 신입 직원 간의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양측의 갈등은 회사 인사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정성적 평가를 위주로 하고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런 불신의 화살은 회사로 향했고 노사 갈등마저 커지기 시작했다. 우수한 직원들은 회사를 떠났고,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라며 노동자들은 회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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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청인이 급속도로 변한 것은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함께하는 일터 혁신 사업을 통한 컨설팅을 받으면서부터다. 회사는 우선 평가 체계부터 바꿨다. 숙련 수준을 자체적으로 정의하고 평가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평가를 바탕으로 승진이 이어지도록 했다. 동영상으로 교육도 진행했다.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매년 평균 세 차례 멈춰 서던 생산라인이 더 이상 멈춰 서지 않게 됐다. 직원들의 숙련도가 높아지니 오히려 비용이 줄었다. 환경설비 운영에 들어가는 약품 비용은 연간 1억2000만원을 절감하게 됐고, 실수로 인한 부실 건수도 2018년 3건에서 올해는 0건이 됐다.
이 같은 일터 혁신은 페인트 제조업을 하고 있는 츄고쿠삼화페인트에서도 일어났다. 회사는 2018년 국내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최악의 매출과 이익률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경쟁사들은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비상경영 체제로 갈 수밖에 없게 됐다. 직원들은 하나둘씩 떠나갔다.
회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장시간 근로문화부터 고치기로 했다. 주말 동안 연이어 일하는 관습을 없애고 평일에도 잔업을 2번까지만 할 수 있도록 바꿨다.
월 1회 연차 사용도 활성화하고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그러면서 직무별 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급여 체계를 개선해 기본급을 오히려 더 받을 수 있게 했다. 결과는 이듬해 즉각 나타났다. 이직률은 9%에서 1%로 줄고, 회사는 흑자 전환을 했다. 일터 혁신을 위한 투자는 2018년 7500만원 수준에서 올해 9억1000만원 수준으로 12배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고용부와 노사발전재단이 2일 '2020 일터 혁신 콘퍼런스'를 개최해 청인과 츄고쿠삼화페인트의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고용부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총 11개 우수 기업에 일터 혁신 우수기업상을 시상했고 관련된 사례도 공유했다. 이날 소개된 건일제약, 우리로, 유플리트, 켐트로닉스, 코맥스, 필룩스, 연수구시설안전관리공단, 안산도시공사 등은 모두 고용부의 일터 혁신 사업을 통해 컨설팅을 받고 노사 관계를 발전시킨 케이스다.
자사의 일터문화를 바꿔 달라며 지원한 기업만 2016년 704곳에서 지난해 1197곳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일터 혁신 사업이 가장 전문성을 띠는 분야는 근로시간 단축, 인적자원 관리, 인적자원 개발 세 개 분야다.
류경희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국장은 "정부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하는 우리 기업과 사회의 일터 혁신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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