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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난관에 부딪힌 인천 자체 쓰레기 매립지·소각장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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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로도 피해 막심한데 매립지까지…" 장정민 옹진군수 단식 농성 돌입

"기존 소각장으로 충분"…남동·미추홀·연수구, 소각장 신설 계획 백지화 요구

반발 지자체들 '쓰레기 자가처리 원칙은 동의'…인천시 "대화로 풀자"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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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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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하고 자체 매립지와 소각장을 마련하는 단계를 밟고 있는 인천시가 난관에 부딪쳤다. 자체 매립지와 소각장 후보 부지를 발표하면서 해당 지자체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력발전소로도 피해 막심한데 매립지까지…" 장정민 옹진군수 단식 농성 돌입

장정민 인천 옹진군수는 1일부터 인천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단식농성을 들어갔다. 장 군수는 인천시가 자체 폐기물 매립지인 '에코랜드'의 후보지로 옹진군 영흥도를 선정한 것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장 군수는 "영흥도는 석탄 화력발전소가 있어 미세먼지 등 주민 피해가 막심한 지역인데 이 곳에 폐기물 매립지도 조성한다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단식 이유를 밝혔다.

장 군수가 문제 삼는 건 인천시가 에코랜드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옹진군이나 영흥도 주민과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은 점이다. 일부러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생략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영흥도가 매립지 후보로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인천시는 2014년말 현재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를 찾을 때에도 영흥도를 유력한 대체 후보지 3곳 중 1곳으로 올려놨었다. 당시 옹진군과 영흥도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이 계획은 백지화됐다.

이 때문에 이번 후보지 선정을 두고 주민의 반발이 뻔한데 인천시가 대화와 설득의 노력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소각장으로 충분"…남동·미추홀·연수구, 소각장 신설 계획 백지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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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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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 조성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매립에 앞서 쓰레기를 소각할 때 사용되는 소각장 건립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26일 인천 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는 '공동합의문'을 내 "인천시의 '자원환경시설 건립계획안' 가운데 중·남동구 소각장 예비 후보지 건립계획을 전면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는 인천시가 매립지 건립에 맞춰 소각장도 신설할 예정인데 이 후보지 가운데 남동구와 중구가 신설부지로 검토된 것에 대해 기존시설에서 충분히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어 신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지역의 쓰레기는 연수구에 있는 하루 530톤 처리가 가능한 3개의 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인천시도 현재 운영 중인 소각장을 현대화한다면 이같은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발 지자체들 '쓰레기 자가처리 원칙은 동의'…인천시 "대화로 풀자"

인천시는 해당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지만 '지역에 발생한 쓰레기를 해당 지역에서 처리하자'는 인천시의 쓰레기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어 갈등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인천시가 추진하는 매립지와 소각장 신설사업의 마지노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는 매립지와 소각장 건립공사에 2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시설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 시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공사를 확정해야 한다.

이에 인천시는 옹진군에 매립지 신설을 위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답변 기한은 오는 4일이다. 시는 옹진군의 답변을 기다린 뒤 다음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충분히 대화한다면 불식시킬 수 있는 오해들이 곳곳에 녹아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인천시 대화 창구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시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비해 2024년까지 1천400억원을 들여 옹진군 영흥면에 자체 폐기물 매립지 가칭 '에코랜드'를 조성한 뒤 이곳에 인천 생활폐기물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을 매립할 계획이다.

에코랜드는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땅에 묻는 기존 직매립이 아닌 지역 내 소각장에서 처리된 생활폐기물 소각재나 불에 타지 않는 폐기물을 묻는 방식으로 운영돼 악취나 침출수 발생 등의 피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매립량도 대폭 줄어 하루 평균 161톤(20톤 트럭 약 8대분)의 폐기물이 반입돼 현재 운영 중인 수도권매립지의 하루 평균 반입량인 2164톤의 7.4%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시는 매립지로 최종 선정된 지역에는 매년 58억원 상당의 발전기금 지원과 100억원을 투입해 시설 인근에 근린공원, 체육시설 등 주민편익시설을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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