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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노무현 사진' 공개…'친문' 집결하나 '탄핵' 찬성 역풍 우려도 [한승곤의 정치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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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찰당 된 檢에 공포 느껴"

노 전 대통령 영정 사진 공개…친문 집결 효과

진중권 "노무현의 이름으로 노무현의 정신을 배반"

원희룡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모습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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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이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전사진.사진=추 장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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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검찰 개혁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지만, 검찰 개혁에 있어서는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고강도 징계를 예고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다만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야권에서의 비판 빌미를 만든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앞서 야당에서는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는 비난이 나온 바 있다.


또 추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의 적법성 등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서는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 사진을 공개한 것은 '친문'(親文), '문빠'(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 세력을 집결하고자 하는 일종의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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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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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은 '검찰당'이라 불릴 만큼 정치세력화 돼 민주적 통제 제도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검찰권 행사를 차별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놓기 위해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전직 대통령도, 전직 총리도, 전직 장관도 가혹한 수사 활극에 희생되고 말았다"며 "그런 무소불위의 대한민국 검찰이 힘 가진 자에 대해서는 측근을 감싸기 위해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막강한 경제 권력과 언론 권력을 앞에서는 한없는 관용을 베풀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추 장관은 "동해 낙산사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님 영전에 올린 저의 간절한 기도이고 마음"이라며 법당 사진을 함께 올렸다. 왼쪽엔 지난 2018년 입적한 신흥사 조실 오현 큰스님 영정이, 오른쪽엔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이 놓여있다.


추 장관의 노 전 대통령 영정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자 '친문' 지지층과 '문빠'들은 "정말 멋있다", "혈혈단신 추미애 응원한다", "검찰 개혁하고 꽃길만 걷자" 등의 추 장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야권 등 추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노 전 대통령 영정 사진 공개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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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전국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오전 "더 이상 노무현을 욕보이지 말라"며 추 장관을 직격했다. 이어 "이 퍼포먼스는 문재인 정권의 공식미학이 된 탁현민 스타일. 자기가 위태롭게 되자 노무현의 추억을 소환하여 다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속셈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인에게 불이익을 줄 때는 반드시 '적법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헌법 12조 1항의 정신을 위반해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 위헌적 망동의 변호인으로 동원하고 있는 거죠"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이 비리에 연출됐을 때 지지자들에게 "나를 버리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나를 버려야 진보의 가치가 산다는 뜻이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고 유서에는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원한의 정치가 국가와 민주주의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들은 노무현의 이름으로 노무현의 정신을 배반하고 있습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하늘에서 이를 보면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나겠습니까? 저들은 자신들의 정략적 이익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대중의 '원한'을 활용해 왔습니다. 요즘은 저들이 정말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원한'을 가졌는지조차 의심합니다. 그 원한에 진정성이라도 있다면, 그걸 저렇게 싸게 팔아먹지는 못할 테니까요. 주책 좀 그만 부리고 이제 사퇴하시죠"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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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13일 추미애 당시 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의결됐다는 내용이 보도된 신문을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추 장관이 맨 앞에서 이를 추진했다는 비판도 야권에서 나온 바 있어, 이번 추 장관 페이스북 글을 놓고 또 다시 비슷한 수준의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 장관을 겨냥해 "권력 남용이며 정치적 자해행위의 정점이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당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윤 총장 직무배제 조치가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받은 데 대해 "법률가들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대한 인식만은 명확한 사람들"이라면서도 "추 장관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윤 총장을 물러나게 하려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법원에 정치적 논란의 최종적인 의미를 가리게 한다는 것은 권력은 남용되고 정치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 오래되면 결국 권력은 법원마저 집어삼키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 지사는 이어 "권력 남용을 저지른 추 장관을 해임하고 사태를 올바르게 수습하지 않으면 이 사건은 정권교체의 서막이 될 것이다. 국민은 더 이상 역사의 후퇴와 민주주의의 퇴행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3월 당시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이었던 추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대통령의 사과는 구체적 내용이 결여됐다"며 탄핵안 발의에 찬성 입장을 냈다. 그러나 탄핵안이 기각되자 삼보일배를 하며 사과했다. 이후 그해 4월 총선에서 낙선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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