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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금·달러의 동반 하락 이유는 비트코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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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달러, 코로나 위기 국면서 동반급등 후 최근 나란히 내리막
"암호화폐, 대체자산으로 급부상 하며 위험선호속 자금 쏠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의 동행성이 어느때 보다 강해졌다. 코로나19 확신 직후 동반 상승세를 보이던 금과 달러는 최근 나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암호화폐가 대체 자산으로 떠오르면서 금에 쏠리던 자금이 이동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최근 개당 2000만원을 넘기도 했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온스당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1.3달러(0.6%) 상승한 1830.20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지난 8월 6일 2069.40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찍은 금 가격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급락세를 보이면서 1800달러대로 내려왔다.

조선비즈

인천에 있는 가상화폐 채굴 시설./블룸버그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 달러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전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지수는 91.01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당시 100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랐던 것에 비하면 대폭 낮아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100원을 밑돌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은 금과 달러는 통상 위기 상황에서는 동반해서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내기도 한다. 코로나19가 글로벌 대유행 수준으로 번졌던 올해 상반기에 보였던 흐름이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면 금과 달러는 동행성이 사라진다. 안전자산의 선호가 떨어지는 가운데 달러는 떨어지지만 대체자산 격인 금은 가격이 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금과 달러의 동반 하락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023년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통상 저금리에 상승하는 금 값은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백신의 조기 개발 가능성으로 시장의 움직임이 갑작스럽게 위험선호로 되돌림 된데다 유동성 역시 생각보다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등 제약회사들은 지난달 앞다퉈 백신 연구 소식을 전했고, 영국 정부는 전날(현지시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달러, 금을 대체할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다,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내년초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글로벌 금융사들도 암호화폐를 투자대상으로 보고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지난 8월 처음으로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은 데 이어 JP모건은 지난 5월 가상화폐거래소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투자펀드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이 금 상장지수펀드(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다"며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유동성 자체가 워낙 많이 풀리다 보니 자금은 가장 안전하다가 생각했던 금, 달러로 쏠렸다가 지금은 급속히 빠져나오는 분위기"라며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진 가운데 암호화폐가 새로운 자산군으로 부상하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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