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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대기업 경영권 승계

연말 인사로 재계 3~4세 경영 본격화 '세대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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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연말 대기업 인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계의 80년대생들이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오너가 3~4세들이 사장단에 대거 합류하면서 세대 교체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들은 임원 인사를 통해 1980년대생 재계 리더 등 오너일가 3~4세를 대거 전진 배치했다.

■GS·LS·코오롱 등 세대교체
대표 기업은 GS그룹이다. 80년대생인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보(37)와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보(37)가 상무로 나란히 승진했다. 허주홍 상무보는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아들로, 상무보를 단 지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허치홍 상무보는 2009년 GS글로벌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허 상무보는 고 허진수 GS칼텍스 의장의 장남이다. 사촌·형제간 경영으로 유명한 GS는 지난해 말 허태수 회장이 허창수 명예회장을 뒤를 이어 3세대 사이 수평 이동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임원 인사에선 4세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허철홍 GS칼텍스 상무(41)가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며 4세 경영권에 힘을 실었다. 허 신임 전무는 허준구 전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이다.

LS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오너가 3세들이 계열사 수뇌부로 자리를 옮겼다.

80년대생인 구동휘 LS그룹 전무(38)는 액화석유가스(LPG) 계열사인 E1으로 이동해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오른 게 눈에 띈다. 구 전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43)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예스코홀딩스 대표 자리에 올랐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부사장(41)도 LS엠트론 대표로 선임됐다.

코오롱그룹의 4세 경영도 이번 인사로 본격 막이 올랐다. 이웅렬 전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37)가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전무 승진 2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일찌감치 3세를 경영 일선에 등판시켰다. 지난 10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37)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31)의 경영 복귀에 관심이 주목된다.

■경영수업 발판으로 승진
오너가 3~4세는 소위 낙하산 임원부터 시작한 선대 세대와 달리 대부분 실무직으로 입사해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밟아온 케이스가 많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구본규 LS엠트론 대표이사는 2007년 LS전선 미국 법인에 입사해 14년째 일선 현장을 뛰며 경영감각을 키웠다. 이규호 신임 코오롱글로벌 부사장도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 후 현장 중심의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웅렬 전 회장이 지난해 1월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후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온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씨(25)가 에너지 계열사인 SK E&S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재계 젊은 피의 등장으로 위계적인 선대와는 다른 경영활동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만큼 뛰어난 현장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재벌 3~4세들은 할아버지, 아버지대가 하던 무리한 확장, 독단적인 의사결정보단 전문경영인 의견을 수렴하며 한국식 전통적 경영방식에서 탈피할 것"이라며 "글로벌 마인드에 익숙하다 보니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영기법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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