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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진보마저 이탈…"文 철옹성 지지율 40%, 추미애가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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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의 폭주가 콘크리트 지지율 40%를 깨뜨렸다.”

3일 리얼미터·TBS 여론조사(11월 30일~12월 2일)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0%대를 기록한 데 대해 여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6.4%P 하락한 37.4%를, 부정평가는 5.1%P 오른 57.3%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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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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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선 특히 진보층 이탈이 두드러졌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이들의 지지율은 72.0%→64.2%로 7.8%P 하락했다. 중도층은 5.5%P(41.3%→35.8%) 하락했으며, 보수층에선 18.6%→19.1%로 별 차이가 없었다. 진보층은 앞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52주만에 최저치(42.7%)였던 2주전(11월 16~20일) 조사에서도 긍정평가 71.2%를 유지했다. 굳건했던 진보 블록이 ‘윤석열 찍어내기'에 대한 이견을 보이면서 균열 양상을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지난달 25일 추 장관의 직무 배제 명령에 대해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역시 지난달 26일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은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했다.

지역별로는 충청권 하락세가 컸다. 대전·세종·충청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45.4%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14.9%P 감소한 30.5%로 나타났다. 윤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이 충남 공주 출신이다. 윤 총장에 투영된 '충청 대망론'이 최근 여권의 윤석열 파상공세와 맞물리며 문 대통령 지지율을 갉아먹었다는 분석이다.

호남(광주·전라)에서도 지지율이 72.2%→58.3%로 13.9%P 하락했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41.4%→31.0%로 10.4%P 빠졌다. 서울은 긍정 36.5%, 부정 58.5%로 격차가 제법 컸다.

정당 지지도에선 국민의힘 31.2%(3.3%P↑), 더불어민주당 28.9%(5.2%P↓), 국민의당 6.7%(0.4%P↓), 열린민주당 6.0%(0.7%P↓), 정의당 5.5%(0.2%P↓) 순으로 나타났다. 비록 오차범위 내(2.3%P)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도가 뒤집힌 것은 부동산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8월 둘째 주 이후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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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당 지지율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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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년 4월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과 부산에서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뒤처졌다.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서울에서, 지난주에 비해 민주당은 32.5%→28.4%로, 국민의힘은 27.2%→32.4%로 역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38.5%)이 민주당(22.2%)을 16.3%P 앞섰다. 부·울·경 격차는 지난주(3.6%P)보다 크게 벌어졌다.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이런 정도 가지고 뭘 (그러냐)”라면서도 “집권 여당에 맡겨진 역할들을 충실히 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에선 “추 장관이 자기 정치를 하느라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켰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직 초입 단계지만, 진보층과 호남의 지지율이 빠진 것은 정부·여당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부동산, 원전 등 도처에 깔린 불만에 동조하게 하는 ‘트리거(trigger·방아쇠)’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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