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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성윤 지시 전달했던 1차장검사, 이 지검장에 “동반 사퇴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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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징계위 또 연기] 대검이 ‘尹감찰 위법’ 조사 나서자 1차장, 급하게 사표냈을 가능성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에 반기를 들고 사표를 제출하기 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동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조선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사태 이후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의 사의 표명 등 검찰 내부에 극심한 내홍을 앓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내 검사선서와 흔들리는 깃발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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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차장검사는 1일 이 지검장을 찾아가 사의를 표하며 동반 사퇴를 건의했지만, 이 지검장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내부에서는 “당시 이 지검장은 ‘나는 할 일이 많다. (당신) 사표는 수리하겠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최성필 2차장검사도 이 지검장에게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지검장은 김 차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한 다음 날인 2일 돌연 출근하지 않고 오전 연가를 냈다. 이 때문에 사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이날 오후 출근했다. 김 차장검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존재 가치를 위협하는 조치들을 즉각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 이에 사의(辭意)를 밝힌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차장검사는 지난 2월부터 중앙지검 4차장검사로 재직하며 이 지검장을 보좌했고, 8월 1차장검사로 임명되며 ‘채널A 사건’과 ‘윤 총장 처가 의혹 사건’ 등 수사를 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검장 지시를 받은 김 차장검사가 무리한 수사 지시를 내려 부장검사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이 윤 총장 직무정지 부당성을 호소하는 성명을 내기 전, 논의 과정에서 이 지검장과 김 차장검사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차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한 시점이 묘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1일 오전 조남관 대검 차장은 대검 인권정책관실에 감찰부가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해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압수 수색하며 일어난 위법 사항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당시 압수 수색은 대검 포렌식팀이 아닌 중앙지검 포렌식팀에서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진행한 ‘판사 사찰 의혹’ 불법 수사에 중앙지검 지휘부가 관여해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표를 낸 김 차장검사의 사무실에서 2일 대량의 문서가 빠져나가 파쇄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앙지검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감찰부의 압수 수색에 관한 법리검토 문건 등 문제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을 정리하려고 급하게 사표를 던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형진휘 4차장검사가 지난달 24일 오후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에게 (포렌식) 절차를 설명해 주었을 뿐, 중앙지검 자체적으로 디지털 포렌식 수사 인력을 파견하거나 지원하지 않았다”며 “김욱준 1차장검사는 대검 감찰부의 압수 수색 등 업무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문서가 파쇄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김욱준 1차장검사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의표명을 한 것으로, 문제 소지 문건 등을 대비해 사표를 던졌다는 추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사무실에서 문서가 빠져나가 거나 파쇄됐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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