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원화로 거래하는 게 유리할까, 달러로 사고파는 게 좋을까.
비트코인은 주식처럼 원화 마켓과 장외 시장이 있다. 쉽게 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시장이 원화 마켓, 해외 거래소를 통해 이뤄지는 시장은 장외 시장이다.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은 원화로 거래가 이뤄지고, 장외에서는 달러로 매매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돌파한 것은 장외 시장에서였다. 비트코인은 1만9800달러를 넘어서며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1100원을 반영하면 2178만원이다.
반면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은 이만큼 치고 오르지 못했다.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1일 2126만원(종가 기준), 업비트에서는 같은날 2131만원에 거래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봐도, 빗썸에서는 2128만원(12월1일), 업비트는 2165만원(12월2일)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3년 전 원화마켓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시장보다 더 높았다. 빗썸에서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가는 2504만원(2018년 1월7일), 업비트에서는 2755만원(2018년 1월5일)이었다. 당시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더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김치 프리미엄이 붙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까.
이에 대한 답은 다소 복잡하다. 환율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장외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달러로 매매가 이뤄진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져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원화 표시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환율이 1200원일 때 1만5000달러짜리 비트코인과 환율이 1100원일 때 1만6000달러짜리 비트코인을 비교해보자. 비트코인 가격은 1000달러 올랐지만, 원화값이 900원 상승(환율 하락)했다. 전자의 경우 원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은 1800만원이지만, 후자는 1760만원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동일하다면 환율이 높을 때 사들여 하락 후 매도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최적의 비트코인 투자는 달러 표시 비트코인 가격은 낮지만 환율이 높을 때 매수해, 비트코인 가격은 오르고 환율은 떨어질 때 되파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환율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환율은 2년 6개월 만에 1100원을 하회했고, 3일 오전 장중에는 1090원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환율 지지선을 1050원 선까지 끌어내린 상태다.
자칫 현시점에서 해외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는데, 향후 환율은 더 떨어지고 비트코인 가격도 내리게 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서대웅 기자 sdw61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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