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秋측근들과 尹몰아내기 논의? 이용구 톡방 '이종근2' 미스터리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 논의를 위한 법제사법위원회 비공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해 채팅을 주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측근들과의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사징계법 헌법소원 청구에 대해 '윤(윤석열 검찰총장)의 악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위원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하고 중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지 하루 만에 윤 총장 사퇴를 논의한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윤의 악수인 것 같다'



중앙일보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 논의를 위해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정회되자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 논의를 위한 법사위 법안심사 1 소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의 뉴스와 관련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채팅 상대는 '이종근2' '조두현'. 조두현 장관 보좌관이 이 차관에게 윤 총장이 검사징계법에 헌법소원을 냈다는 기사를 보내며 "이 초식은 뭐죠? 징계위원회에 영향이 있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이 차관이 "윤(윤석열 검찰총장)의 악수인 것 같은데, 대체로 이것은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종근 2'는 "네^^ 차관님"이라고 답했다.



'이종근2'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인가



중앙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4일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두현은 추 장관의 정책보좌관이다. '이종근 2'가 누군가를 놓고는 말이 엇갈린다.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법무부는 “(이 부장의 아내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도 기자단에 본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부장은 이날 오후 3시2분 부임인사차 건 전화를 이 차관이 받지 못하고 '지금은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는 응답메시지를 보내와 "넵 차관님 감사합니다"라고 답문을 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채팅 시간이 이날 오후 2시 6분부터 8분쯤인데, 박 담당관은 이날 오후 2시 57분에서야 텔레그램에 가입했다"며 이 부장의 해명을 반박했다. 이 부장은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총괄지원했고, 박 담당관은 추 장관과 식사를 자주 할만큼 가까운 사이다.

'이종근 2'가 이 부장이 맞다면 윤 총장을 보필하는 대검 간부가 징계위원인 이 차관과 추미애 장관 최측근인 조 보좌관과 윤 총장의 징계를 논의한 셈이 된다. 이 부장의 아내인 박 담당관이라고 해도 비판받을 사안이다. 박 담당관은 윤 총장 징계를 주도했다. 담당 검사에게 윤 총장의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보고서 내용을 삭제하게 하기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중앙일보

2009년 6월 1일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아픔을 함께 하며 우리 자신을 성찰합시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찍은 사진.



이 차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출석한 후 기자들을 만나 "누군지 제대로 모르고 저장했다"며 "이종근 2가 박은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종근 2'라고 저장한 것은 예전에 전화가 왔는데, 이렇게 그냥 저장을 해놨던 것이다"라며 "핸드폰을 두 개 쓴다고 생각하고 저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근 부장의 부인인 박은정이) 맞다"며 직접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윤 총장의 헌법소원을 '악수'라고 평가한 데 대해선 "내용도 안 보고 한 것"이라며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9년 6월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종근 부장이 자신을 '이종근 2'라고 표기한 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올려 검찰 내부에서는 "거짓말 해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당시 이 부장의 글을 찍은 사진이 이날 검찰 안팎에 공유됐다. 한 현직 검사는 "사법연수원 22기에도 이종근 검사가 있어서 이 부장은 검찰 내부에서 '이종근2'로 불린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사법연수원 28기다.



"이용구, 징계위원 부적절"



가뜩이나 월성 원전 사건에 연루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을 장관 변호인을 3일에서야 사임(사임계 2일 우편제출, 3일 대전지검 도착)한 이유로 이 차관이 징계위원을 기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던 상황에서 채팅방 공개로 이 차관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특히 이 차관이 3일 첫 출근길에 "판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고 중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다. 결과를 예단하지 마시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었다.

법조계에서는 이 차관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를 냈다. 익명을 요구한 형법전문가는 "이번 법무부 차관은 법관 출신이라 더 인권보호에 천착하리라 기대했는데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낀다"며 "이 차관이 단 한번이라도 징계대상자 입장에서 고민한적이 있는지, 재판을 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을 고려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이 차관이 임명된 이유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윤 총장에 대한 쿠테타에 실패하고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또다시 작당 모의를 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이라고 비판했다.

정유진·김민상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