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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중 "양자컴퓨터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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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연구진이 3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게재한 연구논문에서 구글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양자컴퓨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순드라 피차이(왼쪽)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의 구글 양자컴퓨터 연구소에서 연구진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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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이하 현지시간) '사이언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글이 '시커모어(Sycamore)'라는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 1년 만이다.

중국은 자신들이 개발한 양자컴퓨터가 시커모어보다 100억배 빠르다고 주장했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의 중국과학기술대(USTC) 연구진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연산처리 속도가 100조배 가까운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USTC의 루 차오양 교수에 따르면 중국팀은 빛의 입자를 조작해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냈다.

이는 초저온 초전도 반도체에 의존하는 구글의 기술보다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는데 훨씬 더 유리한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절대온도에 가까운 초저온은 기술적으로 지금은 지속불가능하기 때문에 극히 짧은 시간동안에만 양자컴퓨터로 기능을 할 수 있다.

독일 파데르본 대학의 양자광학 전문가인 크리스티네 실버혼 교수는 중국 연구진의 성과를 '이정표가 되는 실험'이라고 지칭했다.

실버혼은 이번에 중국 연구진이 양자컴퓨터를 구축하는데 동원한 기술인 이른바 '가우스 입자 샘플링(Gaussian boson sampling)'을 2017년 공동개발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에 활용된 개념은 문학적인 수준이었지만 이번 실험은 이를 규모로 구체화한 것으로 핵심적인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정성적인 이론적 개념을 중국 연구진이 정량적인 실용적 수준으로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1과 0의 이진법을 토대로 구성되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확률에 기반을 둔 양자역학을 토대로 한다. 이 컴퓨터로 상용화되면 연산처리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돼 기존 암호체계가 모두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금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더라도 암호를 해독하려면 숫자부터 문자, 기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우를 조합해야 하고, 이 경우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려 사실상 해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양자세계에서는 이 모든 일이 순식간에 동시에 일어난다.

이때문에 은행 계좌 비밀번호부터 이메일 비밀번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밀번호가 순식간에 해독되고, 모든 보안망이 무용지물이 된다.

양자컴퓨터에 뚫리지 않는 보안체계를 만들려면 양자컴퓨터를 통한 보안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아직 양자컴퓨터는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암호해독 같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 역시 수년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세계 패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이 이 분야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레이저·거울·프리즘·광자 검출기 등으로 구성된 이 컴퓨터가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양자컴퓨터보다 100억배 빠른 연산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USTC의 루 교수는 자신이 구글의 업적을 존경하고 있다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은 "국가간 경쟁이 아니라 인류와 자연 간 경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자컴퓨터는 (아직은)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특정 임무만 가능하다"면서 "아직 완전한 프로그래밍이 불가능하다. 지금 연구하고 있는 부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런던에 본사를 둔 양자컴퓨터 업체 ORCA의 리처드 머레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소식은 산업 전체에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구글에 이어 중국도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한 발 다가섬에 따라 '양자컴퓨터는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발을 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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