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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마·용·성 10억, 동·서대문 9억…"천장 뚫린 강북 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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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전셋값 키맞추기 전역으로 확산

e편한세상신촌 공인 "10억 아래 매물 전무"

외곽 노원구 학군 우수 단지 8억원 전세 거래 나와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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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강북 전셋값 천장이 뚫렸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대 84㎡(전용면적) 아파트 전셋값이 10억원을 경신한 이후 동대문·서대문구에서 9억원대 계약이 속출하며 '키맞추기' 중이다. 외곽 지역 중 학군이 우수한 노원구 구축 전셋값마저도 8억원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11·19 전세 대책을 내놓았으나 전세 시장을 안정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3단지 84.93㎡는 지난 1일 9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서대문구에서 85㎡ 이하 면적 아파트 전셋값이 9억원대를 기록한 최초 사례다. 지난 9월 최고 7억56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의 전셋값은 3개월도 채 안돼 2억원 가까이 올랐다. 북아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공인) 관계자는 "2000가구에 가까운 e편한세상신촌 전 단지에 84㎡ 매물이 한두개밖에 안될 만큼 전세가 씨가 말랐다"면서 "부르는 게 값이라 10억원 아래로 내놓은 집주인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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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동대문구에서도 전셋값 9억원을 넘긴 두 번째 계약이 나왔다.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84.99㎡ 전세 매물이 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3일 같은 단지 84.98㎡ 전세가 동대문구 최초로 9억원에 거래된 지 18일 만에 신고가가 경신된 것이다. 이 단지 전세 매물는 최고 9억5000만원에 나와있다.


동대문·서대문구는 광화문·시청·을지로 등 서울 중심업무지구와 가까워 마용성과 함께 강북권역에서 직주근접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7월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난 심화로 마용성 전셋값 10억원 시대가 열리자 동대문·서대문구가 키맞추기에 나서면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포구에서는 현석동 래미안 웰스트림 84.96㎡가 지난달 8일 직전 전셋값보다 1억원 높은 10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용산구에서는 이촌동 한가람 84.96㎡가 10억원에 계약됐다. 성동구에서는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84.99㎡가 지난달 13일 10억2000만원,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84.92㎡가 지난달 16일 10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9억·10억원…. 강북에서 도미노처럼 최고 전셋값이 경신되는 것은 비단 도심 인근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외곽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전셋값 상승세도 매섭다. 학군이 우수한 노원구에서는 전셋값 8억원의 벽이 허물어졌다. 중계동의 청구3차 84.77㎡는 준공 25년차임에도 지난달 24일 8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중계동 B 공인 관계자는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을지초등학교 학군이라 인기가 높은 단지"라면서 "고층에 리모델링까지 된 집은 8억9000만원에도 나와 있다"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11·19 대책이 발표됐음에도 새 임대차법발(發) 매물잠김 심화로 전세난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전셋값은 한 달 전보다 2.39% 올랐다. 2002년 3월 이후 18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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