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본투비 블루'
"오늘은 그냥 우울(blue)하게 있으면 안돼?"
"난 우울(blue)한거 싫은데 우린 파란 방에 살거야"
영화 속 연인의 대화에서 보듯, 영어 blue는 '파란색'과 '우울한' 이란 뜻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반 고흐는 캄캄한 어둠을 검은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채우며 더 깊은 밤을 그려냈습니다.
이 블루가 올해는 코로나에 붙으며, 우리에게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밤이 찾아왔습니다.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불청객인 줄 알았는데 1년 가까이 머물며 코로나 블루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송년 모임 약속으로 빼곡할 12월 달력은 깨끗하고 연말 타종행사도 67년만에 취소한다죠.
오늘부터는 서울의 밤이 멈춥니다.
서정협 / 서울시장 권한대행(지난 4일)
"저녁 9시 이후 서울을 멈추겠습니다. 경제 사회 활동이 마무리되는 밤 9시 이후 도시의 불을 끄겠습니다"
올해, 독감과 폐렴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었지만 마음의 병으로 진료 받는 이들은 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생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부동산 정책 실패가 기름을 부으면서 부동산 블루까지 겹쳤다고 하죠.
그런데 실제 파란색의 진동 광선은 신진대사를 끌어올리고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합니다. 마르크 샤갈도 '결혼과 서커스'에서 파란색으로 행복과 꿈을 표현했지요. 같은 색도 시선에 따라 우울과 희망을 넘나들듯, 지금의 코로나 블루도 시선을 틀면 희망의 발판일 지도 모릅니다.
해마다 '올해의 단어'를 꼽던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유례없던 2020년을 정의할 수 없다며 단어 선정을 포기했습니다. 빈 칸이 된 이곳에,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희망의 블루를 채워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새 역사를 쓴 방탄소년단의 이 노래(Life goes on)처럼, 삶은 계속되니까요.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코로나 블루에서 희망의 블루로' 였습니다.
오현주 기자(ohj32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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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본투비 블루'
"오늘은 그냥 우울(blue)하게 있으면 안돼?"
"난 우울(blue)한거 싫은데 우린 파란 방에 살거야"
영화 속 연인의 대화에서 보듯, 영어 blue는 '파란색'과 '우울한' 이란 뜻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반 고흐는 캄캄한 어둠을 검은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채우며 더 깊은 밤을 그려냈습니다.
이 블루가 올해는 코로나에 붙으며, 우리에게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밤이 찾아왔습니다.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불청객인 줄 알았는데 1년 가까이 머물며 코로나 블루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송년 모임 약속으로 빼곡할 12월 달력은 깨끗하고 연말 타종행사도 67년만에 취소한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