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유죄 판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당 내 반발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의 사당이 아니고 의원들과 당원들은 김 위원장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당원들이 반대하는 당의 과거에 대한 사과는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통성 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단 한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당에 올 때부터 예고’ 했다고 하는데 누구한테 언제 예고를 했느냐. 그 누구로부터도 ‘이 당에 올 때부터 예고’를 듣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과거에 대한 사과’가 취임의 조건이었다면, 애당초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폭주를 막는데 당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비대위원장이 나서 당의 분열만 조장하는 섣부른 사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꼬집었다.

서병수 의원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우파 전체를 적폐로 몰고 행정·입법·사법을 장악해 독재를 꿈꾸는 무도한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당 내외의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연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데 사과를 하지 않아 대한민국의 우파가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라면서 “우리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당 차원의 사과를 한 바 있다.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이 그랬고 정우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과만이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다”라며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한 다음 저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인 법과 원칙에 따른 재평가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