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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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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월권" 김종인, 이명박·박근혜 사과 예고에 당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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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명박·박근혜 대국민 사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

野 "지금은 때아니다", "'文 정권 탄생'부터 사과하라"

아시아경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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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예고한 데 대해 7일 당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6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청년국민의힘 창당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국민 사과는 국민의힘에 처음 올 때부터 예고했던 사항"이라며 "그동안 창당하고 그러느라고 제대로 하질 못했는데 시기적으로 봐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대국민 사과 시기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째 되는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이 당내 최다선 의원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이 반대하는 당의 과거에 대한 사과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私黨)이 아니다"라며 "의원들과 당원들이 김 위원장의 부하가 아니다. 정통성 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 한 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는 없다"며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올 때부터 사과 예고를 했다고 한다. 누구한테 언제 예고했나. 언론이나 혹은 최종적으로 김 위원장을 모시고 왔던 주호영 원내대표 등 그 누구로부터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또 장 의원은 "과거에 대한 사과가 취임의 조건이었다면 애당초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폭주를 막는데 당력을 집중시켜야 할 시기에 비대위원장이 나서 당의 분열만 조장하는 섣부른 사과 논란만 벌이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으로 일주일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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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월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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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배현진 의원 또한 김 위원장에 반발하며 "문재인 정권 탄생부터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 김 위원장마저 전 정부 타령하시려는가"라며 "김 위원장이 이번 주 두 전직 대통령에 대국민 사과를 하시겠다는 기사가 도는데 인지 부조화로 아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 한, 기억이 가물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 주셔야 맞지 않는가"라며 "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 아냐' 이 한 마디를 뜨겁게 기다렸다"고 했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5선 서병수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대국민 사과할) 때가 아니다"라며 "과연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데 사과를 하지 않아 대한민국의 우파가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우파 전체를 적폐로 몰고 행정·입법·사법을 장악해 독재를 꿈꾸는 무도한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당 내외의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며 "그런 다음 저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인 법과 원칙에 따른 재평가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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