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17 (월)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국내 연구진 장수풍뎅이 날개 원리 규명…충돌해도 추락 않는 비행로봇 개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장수풍뎅이 뒷날개가 접힌 모습과 펼쳐진 모습.<건국대학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장애물과 부딪혀도 추락하지 않고 계속 비행하는 장수풍뎅이의 날갯짓 원리를 밝혀냈다. 이 원리를 적용한 인공날개를 비행로봇에 장착해 실제 날개가 장애물에 충돌해도 지속적으로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풍뎅이는 곤충 중에서도 유일하게 뒷날개를 펼쳐서 날고 접어서 땅 위를 기어다니거나 헤엄을 친다. 풍뎅이의 뒷 날개가 완전히 펼쳐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다. 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 박훈철 스마트운행체공학과 교수팀은 장수풍뎅이의 날개를 날갯짓 장치에 장착하고 이를 장수풍뎅이의 날갯짓 주파수인 38Hz로 구동하면서 디지털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결과 접혓던 날개가 날갯짓 초반에 공기력과 관성력으로 완전히 펼쳐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장수풍뎅이가 비행 중에 날갯짓 하는 날개가 수직으로 세워진 막대에 충돌하는 경우를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했다. 촬영 사진을 분석해 보니, 장애물이 몸체에 가까운 경우에는 펼쳐진 다리로 장애물을 붙잡고, 장애물이 안쪽 날개에 부딪히는 경우에는 충돌 뒤 추락하며, 장애물이 바깥쪽 날개를 부딪히는 경우에는 자세를 재조정해 다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매일경제

접힘-펼침이 가능한 날개를 장착한 비행로봇(A)과 바깥쪽 날개의 접힘-펼침(B)<건국대학교 제공>


연구팀은 이런 장수풍뎅이의 날개 펼침·접힘 원리를 적용한 인공날개를 비행로봇에 장착했다. 이 비행로봇을 장수풍뎅이와 같이 수직 막대에 충돌하도록 시험해본 결과, 비행로봇 역시 안쪽 날개가 장애물과 충돌할 경우에는 자세를 잃고 추락했지만 바깥쪽 날개가 장애물에 충돌하는 경우에는 날개가 접히는 부분에서 충돌에너지를 흡수하고,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바깥쪽 날개가 펼쳐지게 해 계속 날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박훈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장수풍뎅이 모방 날개를 장착하는 경우, 날갯짓 비행로봇들이 장애물에 부딪히는 경우에도 비행을 지속하여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4일자 온라인판에 개제됐다.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