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3단지 149㎡ 5년 만에 9억5000만원 올라
세종 10억 이상 거래 지난해 9건→올해 159건
감정원 시도별 매매가 상승률 세종이 43%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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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불난 집값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네요."
9일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행정중심복합도시 이전 방안 발표 소식을 접한 세종 일대 중개업소들의 반응이다. 세종은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이 43%나 급등해 이미 웬만한 수도권 집값을 웃돈다. 여기에 거대 여당의 구체적 국회 이전 청사진까지 제시되자 세종 부동산시장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날 일선 부동산중개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 한솔동 첫마을3단지 149.71㎡(전용면적)는 이달 1일 17억원에 손바뀜됐다. 역대 세종 아파트 실거래가로는 가장 높은 금액이다.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한 직후인 지난 8월 보람동 호려울마을10단지 중흥S클래스 109.96㎡가 기록한 최고가(15억7000만원) 기록을 갈아치운 가격이다.
이번에 거래된 아파트는 금강 조망권을 갖춘 26층 펜트하우스로 2015년 5월 7억5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지금까지 거래가 없었다. 지난 8월 비슷한 면적인 이 아파트 149.78㎡가 14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2억2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한솔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조망권이 뛰어나 희소가치가 높은 아파트는 매물이 거의 없는 데다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겹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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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논의 이후 세종 아파트값은 이미 웬만한 수도권 집값을 뛰어넘은 상태다. 올해 들어 세종에서 거래된 1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만 해도 159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10억원이 넘는 거래가 9건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형인 84㎡ 매매가가 10억원을 넘는 사례도 급증했다. 지난달에만 세종시내 4개 단지에서 84㎡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
연초부터 오름세를 보이던 세종 아파트값은 6ㆍ17 부동산 대책으로 대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7월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세종 집값은 고삐가 풀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올해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세종이 43.6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광역시ㆍ도 기준으로 2위인 대전(16.01%)의 2.7배에 달한다. 여기에 전셋값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올해 들어 49.34%나 뛰면서 2위인 울산(12.97%)의 4배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함영직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종 전입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지만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세가 역시 가파르게 오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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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20%에 달한 세종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달 0.9%로 둔화하며 진정되는 추세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당의 국회 이전 방안 발표가 잠시 주춤하던 세종 집값 상승세에 다시 불을 지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새롬동 B공인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 방안이 조금씩 구체화하면서 잠잠해졌던 전화 문의가 이달 들어 다시 늘고 있다"며 "상당수가 대전 등 인근에서 세종으로 진입하려는 수요"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수도권에 과밀된 인구의 분산 효과 대신 세종 집값만 끌어올린 채 주변 지역의 인구 유출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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