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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대구 59㎡, 창원 84㎡ 10억 넘어… 서울-지방 집값 역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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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천안·전주·창원 등

중대형부터 중소형까지

10억원 넘는 거래 잇따라

서울로 '역풍선효과' 우려도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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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집값 상승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지방에서도 10억원을 넘는 아파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에서는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서울 집값을 웃도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서울로 매수 수요가 회귀하는 '역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충남 천안, 전북 전주, 경남 창원 등 지방 곳곳에서 중대형은 물론 일부 중소형 아파트가 10억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에코시티더샵2차' 117㎡(전용면적)는 지난달 3일 11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8억7000만원이었지만 단 5일만에 2억원이 넘게 치솟은 가격이다.


이 같은 오름세는 전주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도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충남 천안시 불당동 '충남불당 지웰더샵' 113㎡는 지난달 18일 13억1700만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10억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가격이 30% 넘게 급등했다. 경기 시흥시에서는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106㎡가 지난 2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시흥시 일대에서는 최초로 1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외 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뛰면서 서울 집값을 따라잡는 현상은 중대형 아파트뿐만 아니라 중소형 아파트에서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84㎡는 지난달 26일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8월만 해도 8억원대에서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이후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도 외곽지역은 대단지 새아파트가 아니면 아직 같은 면적대 아파트가 10억원을 넘지 않는 곳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는 "지난달 규제가 발표되고 나서 서울에서 전화 문의나 직접 찾아오는 이들이 꽤 많았다"면서 "최근 창원 부동산 경기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원정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광역시 지역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 59㎡가 지난달 26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원을 넘어섰다. 바로 두 달 전 8억9500만원에 거래됐던 곳이다.


수도권에서도 지난달 9일 경기 김포시 풍무동 '풍무센트럴푸르지오' 84㎡가 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강북의 중소형(60㎡ 초과~85㎡ 이하) 매매 평균가격 7억8062만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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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집값이 급등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서울 재진입을 노리는 게 낫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지방 아파트 가격이면 큰 추가 부담 없이 서울 시내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 구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규제를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강화하면서 서울의 기존 규제가 오히려 약해보인다는 '착시 효과'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수우위 지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100.4를 나타냈다. 지수가 100을 넘을 경우 시장에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더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지난 8월 이후 세 달 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외 지역까지 규제가 확대되는 등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서울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 속에 서울이 매력적 투자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부동산은 심리적인 면이 크다"며 "지방 재력가들 입장에서는 지방의 집값과 서울의 집값이 비슷하다면 투자 목적 또는 상경한 자녀들의 거주 목적으로 서울 부동산 매입에 대한 욕구가 생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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