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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종합] "아녀자", "성폭력은 충동", "기자단 해체"…與野 필리버스터 '막말'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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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국정원법 개정안 찬반 필리버스터 진행

이철규 "'아녀자'가 밤거리 활보할 수 있는 나라 별로 없어"

김웅 "성폭력은 충동…스트레스 많이 쌓였기 때문"

홍익표 "추 장관이 법조기자단 해체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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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오후 3시15분께 시작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9시50여분까지 6시간 넘게 계속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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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국정원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상정 직후 찬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한 가운데, 이를 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막말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앞서 10일 본회의에 국정원법 개정안이 상정하자, 이날 오후 3시15분께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첫 토론자로 나섰다. 이 의원은 이후 11시59분까지 8시간44분간 단상을 지키며,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문제는 반대 토론 중 이른바 '아녀자' 발언에서 나왔다. 이 의원은 이날 토론 중간 "문재인 대통령이 잘생기고 감성적이어서 지지했던 여성들이 요즘은 고개를 돌린다"고 말했다.


또 경찰법 개정과 관련된 발언을 하던 중 "이 지구상 어디에도 밤거리를 '아녀자'가 마음대로 활보할 수 있는 나라가 별로 없다"고 해 일부 여성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아녀자는 사전적 의미로는 '어린이와 여자'를 뜻하지만, 여성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이를 두고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1일 오전 낸 논평에서 "국민의힘의 거칠어진 입이 연일 화수분처럼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막말 거리두기에 나서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잘생기고 감성적이라 지지했던 여성들' 발언과 '아녀자'라는 표현이 어떻게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나올 수 있는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명백하고도 노골적인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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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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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의 문제성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단상 위에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토론 도중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 의견을 거론하면서 "굶주린 맹수를 옆에서 쿡쿡 찌르는 것과 똑같다"며 "성폭력 범죄라는 건 충동에 의해 이뤄지고, 그 충동의 대부분은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저급하기 짝이 없는 인식 수준'이라는 취지로 비판이 쏟아졌다. 강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성범죄는 피해자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려 황폐화시키는 잔인한 폭력"이라며 "그런 성범죄를 한낱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치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막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법조기자들은 다 받아쓰기만 한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근무하는 소통관 시설에 대해서는 "왜 기자들에게만 특혜를 주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언론 모욕을 넘은 독재 발상"이라며 "기자단을 모욕하고 언론 자유에 대못질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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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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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필리버스터는 전날(10일) 이 의원의 반대 토론을 시작으로, 여야 의원들이 찬반 의견을 번갈아 내놓으며 11일 오후까지 진행 중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종결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필리버스터는 시작된 지 24시간이 초과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180석)의 동의를 받아 강제 종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당이 "법안에 대해 충분히 의사표시를 보장해 달라는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토론 강제 종결을 보류하면서, 필리버스터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8명 전원 명의로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힘 초선의원 58명은 오늘부터 전원 철야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것"이라며 "국가정보기관이 사이버 공간까지 전부 감시하는 것도 모자라서 마음에 안 드는 국민들까지 사찰하고 감시하겠다는 국정원 악법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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