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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의석으로 찍어누르는 '필리버스터 무력화'…탈당·제명·소수정당 의원들 민주당 편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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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지난 12일 국회 의사과를 방문해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에는 재적의붠 5분의3(180인) 이상의 동의가 있을 경우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3일 오후 8시 필리버스터 종결 요청에 대한 표결이 이뤄진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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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등 모든 정당의 의원님들이 동의해줬기 때문에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의사과에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13일 오후 8시에 이뤄질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에서 180인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국회법(106조의2 6항)상 재적의원 5분의3(180인) 이상이 동의할 경우 현재 본회의서 진행되는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결된다. 173석(구속기소된 정정순 의원 제외)의 민주당 입장에선 7석의 지원군을 확보하면 그 조건이 충족된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무력화의 명분을 코로나19 사태에서 찾았다. 13일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가 1030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을 끝내고 코로나 대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코로나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우리의 방역 성패가 갈림길에 서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국회가 소모적인 무제한 토론만 이어간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나흘간 국민의힘 측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줬고 비판 입장을 경청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여전히 소모적 논쟁을 유도하는 데만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종결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탈당·제명·소수정당까지 '영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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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총 12시간 47분으로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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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전망하는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 시나리오는 이렇다. 우선 열린민주당 3석(최강욱·김진애·강민정 의원)과 민주당에서 탈당하거나 제명당한 이상직·양정숙·김홍걸 의원까지 더해 6석을 확보한다. 남은 1석을 소수정당 소속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중 한 명의 찬성표로 메꾸면 180인이 충족된다.

조 의원은 합법적 지연 전략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데 대한 반감과 급박해진 코로나19 대처 상황 사이에서 막판 고심 중이지만, 용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필리버스터 중단 표결 요청에 함께하며 본회의 표결에서도 찬성하겠다”고 썼다.

물론 180석을 채우려면 민주당 소속 173명의 의원이 한 명도 빠짐없이 본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각 의원실에 “표결을 위해 지방 일정과 출장 등을 최소화하고 꼭 본회의에 참석해달라”는 공지를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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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필리버스터에 대한 강제 종결을 시도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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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필리버스터는 야당에 주어진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인데 민주당은 180석의 힘으로 그 입조차 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에 대한 대응법에 대해선 “방법이 없다. 의석수의 힘으로 강제 중지시키는데 우리는 항의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가 강제 종결되고 나면 본회의에 상정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필리버스터 종결 요청안을 제출한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힘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는 의미”라며 “종결된 뒤에도 또다시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면 우리도 또다시 필리버스터 종결 요청을 제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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