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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7 (월)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국내 연구진, 루푸스 발병 원인 유전자 46개 세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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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통해 동아시아인의 루푸스 발병 예측 및 예방 활용 가능”

세계일보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왼쪽)와경희대 생물학과 김광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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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이하 루푸스)의 발병과 연관된 새로운 원인 유전자를 발견했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가 총괄 주도하고, 경희대 생물학과 김광우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20만8370명의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65개 기관에 소속된 총 102명의 공동연구자가 참여한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루푸스 유전자 연구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루푸스의 발병과 연관된 유전변이가 있는 유전자 46개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지금껏 밝혀진 루푸스 원인 유전자가 100개 남짓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46개의 유전자를 신규로 규명한 것은 의미가 크다.

신규 규명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유전변이에는 중요 유전자 발현의 세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변화를 유발하는 기능성 유전변이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9개 신규 유전자에서는 다수의 유전변이가 복합적으로 질병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을 정밀 통계 분석을 통해 최초 규명했다. 또 직접적으로 질병에 관여할 것으로 예측되는 유전변이의 후보를 베이지안 접근법을 통해 110개로 압축해 발표했다.

루푸스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전신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피부뿐 아니라 관절이나 신장 등 우리 몸 모든 부위를 공격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 중 하나다. 유럽인보다 동아시아인에서 유병률이 높고 증상도 심한 편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탓에 동아시아인에게서만 나타날 수 있는유전적 이질성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국국인과 유전적 동질성이 높은 동아시아인의 루푸스 원인 유전변이를 규명한 이번 연구가 향후 국내 루푸스 환자를 위한 정밀의료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배 교수는 “그동안 발견 못 한 루푸스 연관 유전자 46개가 새로 발굴돼 루푸스 발병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동아시아인의 루푸스 발병 예측 및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류마티스 질병 연보’(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 ‘20만 명의 동아시아인 유전체분석을 통한 전신홍반루푸스 감수성과 연관된 113개 유전체 영역의 규명(Meta-analysis of 208,370 East Asians Identifies 113 Susceptibility Loci for Systemic Lupus Erythematosus)’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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