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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백신 맞으면 소용 없어‥흑인들 백신 불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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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코로나 백신 접종 간호사 백신 접종 소감

흑인의 백신 거부감 불식 주력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일부만 (백신을) 맞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독감 백신과 다를 게 없어요."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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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에 따르면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처음 맞은 자메이카 출신의 흑인 여성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백신 접종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린지 간호사는 뉴욕 퀸스 소재 롱아일랜드 유대 병원에서 백신 접종 후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게도 역사 때문에 나와 같은 이들이 백신 접종을 주저하고 있다"며 흑인 등 소수인종의 백신 접종을 강조했다.


이날 그가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그의 발언은 다분히 백신 접종에 대한 흑인과 히스패닉 인종의 거부감을 의식한 것이다.


린지 간호사는 "백신이 내 몸에 들어왔다. 나의 면역체계가 반응할 것이다"라면서 "접종을 해도 안전하다. 접종한 팔에 통증이 있는 등 백신에 대한 일부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매년 맞는 독감 백신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약간의 아픔이나 큰 아픔이 있더라고 (백신이) 다른 대안보다 낫다"라고 강조했다. 린지 간호사는 백신 접종 다음 날인 15일에도 정상적으로 환자를 돌볼 예정이다.


린지 간호사는 미국 내 흑인과 라틴계 인종들의 백신 불신에 대해 직접 거론했다. 그는 "불행히도 과거의 역사 때문에 나와 같은 소수 인종은 백신 접종을 꺼린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서 과거 흑인을 상대로 진행됐던 백신 시험에 대한 반감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첫 백신 접종 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내가 관심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린지 간호사는 "흑인 여성으로서 역사적인 부정행위로 인해 의료 시스템을 불신하거나 인종차별을 당한 사람들에게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린지 간호사가 과학을 믿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고 전했다.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자신이 수주 내에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백신 접종을 권장했다.


미 언론들은 린지 간호사 '영웅 만들기'에도 나섰다. 워싱턴포스트는 린지 간호사의 오빠와도 인터뷰하며 린지 간호사가 어떻게 미국에서 의료업무를 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린지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조부모 손에서 자란 이민자 출신으로 미국으로 와 간호학을 공부하고 평생 간호사로 살아왔다.


오빠인 가필드 린지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게 동생의 6살 때부터 꿈이었다고 전하면서 "제삼 세계에서 자란 동생은 그래서 간호사가 된 것"이라며 "동생이 백신 접종의 본보기가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린지 간호사의 희망과 달리 접종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뉴욕시에서 진료 중인 한 의사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간호사협회, 소방관 협회 등에서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다"라며 주변의 의료진들 역시 접종을 서두르기보다는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백신을 꺼리는 흑인이나 라틴계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 백신 관리와 접종 절차도 까다로워 광범위한 접종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의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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