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1위
노·구·강 등 중저가 오름세
규제 풍선효과도 집값 부추겨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올해 집값 급등 지역을 아우르는 열쇳말은 '천도ㆍ저가ㆍ풍선'으로 요약됐다.
1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단연 세종시다. 이 기간 세종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39.3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전국(7.80%) 평균은 물론 서울(11.59%)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세종 한솔동 첫마을3단지 149.71㎡(전용면적)는 이달 초 '세종 최고가'인 17억원에 손바뀜되기도 했다.
세종시 아파트값을 견인한 핵심 이슈는 '수도이전'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수도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치솟기 시작한 세종시 집값은 최근 민주당 국가균형발전ㆍ행정수도추진단이 국회의사당 단계적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승세가 더 확산되고 있다. 이 지역 인구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줄어든 것도 집값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 말 기준 세종시 인구는 35만6302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9% 증가했으나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5600가구다.
'중저가'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올해 서울 전체의 상승률은 비강남권이 이끌었다. 서울 시내에선 '노ㆍ구ㆍ강(노원ㆍ구로ㆍ강북)'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각각 19.02%, 15.04%, 15.02% 올랐다. 특히 중저가 단지가 모여 있는 노원구는 지난해 12ㆍ16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강남 주요 지역의 상승률이 주춤한 틈을 타 큰 폭으로 올랐다. 올 초부터 무주택자의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매수)', 중저가 아파트 투자수요 등이 몰린 곳이기도 하다.
정부 규제의 '풍선효과' 역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올들어 2월에 이어 6월, 11월에 규제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면서 전국 집값의 '단계적 상승'이 발생했다.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지역에 이름을 올린 곳 상당수가 풍선효과의 결과다. 대표적인 것이 6ㆍ17대책이다. 대표적인 풍선효과 지역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급등세를 나타낸 김포(15.48%)와 부산 해운대구(16.27%)다. 6ㆍ17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으나 김포와 파주가 제외되자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김포에 실수요자와 투자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 이같은 영향으로 김포는 올 하반기 들어서만 14.93% 급등했다. 부산 해운대구 역시 타 지방광역시 대장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덜 오른 가격,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비규제지역에 머물고 있다는 점 등이 부각된 데다 규제를 피하고자 하는 수도권 투자수요까지 몰리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해운대구 역시 하반기에만 13.70% 올랐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