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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김종인 “MB·박근혜 구속 사죄, 대통령 잘못은 집권당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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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권력 제어 못해” 대국민 사과

당내선 “적폐정당 주홍글씨 지워”

홍준표는 “배알도 없는 당” 비난

중앙일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법처리 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당시 집권당으로서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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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대해 보수 정당 대표급 인사가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김 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에서 읽은 1164자 분량의 사과문엔 ‘사죄·사과·반성·용서’라는 단어가 10차례 나왔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속상태에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직접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몹시 두려워하며 수양하고 반성함)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했다”며 “그런 구태의연함에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커다란 실망감에 대해서도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탄핵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더욱 성숙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했는데, 민주와 법치가 오히려 퇴행한 작금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낀다”고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헌정사의 모든 대통령이 불행을 겪은 사례를 나열하며 “국가적으로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저희 당에 준엄한 심판의 회초리를 들어주셨다”면서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 용서를 구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4주년(12월 9일)에 맞춰진 사과 회견에 대해 당내에선 “‘적폐 정당’이란 주홍글씨를 지우고 내년 보궐 선거와 2022년 대선을 준비하는 포석”이라는 평가와 비판이 엇갈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회견에 동행해 공감을 표했고, 당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은 “진솔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성이라기보다는 자학”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페이스북에 “없는 죄를 이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웠다”고 적었고, 김영우 전 의원은 “본인의 과거 과오도 솔직하게 사죄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소속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실컷 두들겨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한다.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잘하신 일”이라며 “당 전체를 그런 방향에서 잘 이끌어 달라”고 평가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반쪽 사과에 그쳤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일훈·김기정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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