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표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사상 처음 2만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만4000달러 고지도 넘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오전 6시 무렵 사상 최고가인 2만4161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16일 밤 2만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5일 만에 20% 급등한 것이다. 7000달러 선에서 움직인 올해 초와 비교하면 240% 폭등한 값이다. 22일 오후 6시 현재 비트코인은 2만3000달러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다.
올해 비트코인은 한때 5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를 맞은 지난 3월 17일 비트코인은 4967달러를 나타냈다. 이후 5월 초 800달러 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7월 말 1만 달러를 돌파했고, 10월 중순까지 1만~1만2000달러의 박스권을 형성하며 우상향을 그려 왔다.
비트코인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10월 말부터다. 10월 23일 1만3000달러를 돌파한 후 2만 달러 고지에 오르기까지 두달이 안 걸렸다.
시장은 비트코인 활용처가 다양해지고, 시중에 유동성 공급이 확대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3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은 지난 10월 21일 비트코인 결제 지원 계획을 밝혔다. 내년 2600만 페이팔 가맹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바로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이 무렵부터다. 이후 국제 브랜드 카드사인 비자가 미 달러화에 연동된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도입 계획을 전하며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했다.
넘치는 유동성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국 정부가 재정 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돈들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수직 상승했는데, 바이든의 재정확대 공략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세계 각국이 디지털 화폐 연구에 나선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1코인=1달러' 가치로 안정성을 높인 '스테이블 코인'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변동성이 심한 비트코인과 다르지만, 비트코인 기술을 중앙은행들이 눈여겨보고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가치가 입증됐다는 시각이다.
서대웅 기자 sdw61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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