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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시험대 선 ‘동학개미’···이달에 지수 이긴 종목 30%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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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800선 앞두고 수익률 저조

이달 지수 아웃퍼폼 종목 27% 불과

중소형주 투자자 "내 종목만..." 푸념

"내년 공매도 재개 등은 주의할 필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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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 쏟아져 들어온 ‘동학개미’는 신들린 듯한 적중률로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면서 ‘개미 필패’의 관습을 깨뜨렸다. 하지만 최근 2,800 선을 앞둔 코스피지수가 횡보를 보이면서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최고치 행진 종목의 ‘쏠림 현상’으로 다수 종목은 상승률이 저조해 종목 선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동학개미가 진짜 실력을 검증받을 시험대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국내 증시가 바닥을 다진 지난 3월 19일(1,457.64) 대비 89.33% 상승한 2,759.82에 마감했다. 올해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한 동학개미는 주가가 내리면 사들이고 오르면 파는 등 증시 주도권을 잡으면서 올 한 해 괄목할 만한 수익을 올렸다. 지난 3월 19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우’를 가장 많이 순매수(약 4조 2,170억 원)했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우는 97% 넘게 급등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톱10’ 안에 이름을 올린 셀트리온헬스케어(순매수 1조 4,440억 원)는 197% 뛰어올랐고 현대차(180%, 순매수 2조 480억 원), 카카오(181%, 1조 5,450억 원), SK(123%, 1조 810억 원) 등은 시장 수익률을 크게 압도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동학개미의 오점으로 남은 KODEX200 선물인버스2X(-76%)와 KODEX 인버스(-50%)를 제외하고 개인이 찍은 다수의 종목이 경이로운 성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2,800 선 근방에 다다르는 초강세장이 연출되고 있지만 투자자 사이에서는 ‘내 종목은 신통치 않다’는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이후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지수 반등을 주도하면서 중·소형주 위주로 사들인 투자자는 소외됐고, 순환매의 속도도 빨라지면서 대응이 어려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쏠림 현상으로 일간 상승 종목 수도 줄어들고 있다. 올 4월 코스피시장의 경우 상승 종목의 비중이 60~70%에 달했지만,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일 평균 상승 종목 비중은 44.26%로 낮아졌다.

시장과 종목 사이의 온도 차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1월 18일~이달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종목은 27.0%에 불과했다. 해당 기간 코스피 전체 종목 중 41.2%가 코스피 상승률(8.9%)과 유사한 수준의 수익을 올렸고, 31.8%는 손실 구간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코스닥지수의 오름폭(11.2%)보다 부진한 성과를 낸 종목은 전체의 71.3%를 차지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시장 스타일이 연장된다면 플러스 수익을 내려면 40% 수준의 확률을, 시장 이상의 성과를 내려면 매달 26~27% 확률을 연이어 맞춰야 한다”며 “4월과 다른 시장임을 인지하고 과도하게 높아진 기대 수익률을 경계할 필요가 있으며 배터리·반도체 산업 내 핵심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동학개미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데는 시장의 공이 컸던 만큼 내년 동학개미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깝게는 내년에는 3월께 공매도 재개, 정책의 변화 등으로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가 최대 3,300 선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도 “공매도 재개, 과열 억제에 따른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년 봄께 10%가량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어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올해 동학개미가 높은 수익률을 낸 가장 큰 비결은 공포를 이겨내고 저점에서 주식을 샀기 때문”이라며 “누구든 시장 수익률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내년 동학개미가 올해와 같은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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