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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영토분쟁·테러·난민…‘증오 바이러스’도 만만찮았다 [이슈로 본 세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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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과 사건 사고

[경향신문]



경향신문

1200명 거주하는 보스니아 난민캠프 화재 23일(현지시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북서부 비하치 인근 리파 난민캠프에서 큰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으며, 화재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이 캠프는 지난 4월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시 시설로, 난민 1200명가량이 머물렀다. 전력이 부족해 난방 문제 등으로 이날 폐쇄될 예정이었다. 캠프 거주민들은 가까운 난민캠프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비하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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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베이루트항구서 폭발
부패·정치 부재에 혼란 여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많은 이슈를 집어삼킨 한해였지만, 기억해야 할 사건 사고도 많았다. 영토분쟁과 이슬람 극단주의에 사로잡힌 테러, 폭발사고와 난민선 좌초 등 막을 수도 있었을 비극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8월4일(현지시간) 오후 6시8분쯤. 레바논 베이루트항구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항구 창고에 6년 동안 보관돼 있던 질산암모늄 2750t이 폭발해 일어난 사고였다. 현장은 핵폭발을 연상케 할 만큼 참혹했다. 이 사고로 200명 이상이 숨졌고 6000명 이상이 크게 다쳤다.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이 안전장치 없이 장기간 방치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대형참사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레바논 검찰은 이달 초 총리와 장관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오래 묵은 국경분쟁은 곳곳에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6월15일 중국군과 인도군이 1962년부터 국경문제로 대립한 히말라야 갈완계곡 부근에서 충돌했다. 난투극이 벌어졌고 인도군 20명 이상이 사망했다. 중국군도 40명 이상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중국 정부는 부인했다. 중국과 인도는 6월 말 회담을 갖고 평화유지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했지만 불씨는 남아있다. 11월 말 중국이 히말라야산맥에서 인도까지 흘러들어가는 브라마푸트라강에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 1일엔 인도가 이 강에 댐 건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30년 묵은 대치 끝 한 달 전쟁

9월27일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30년 넘게 대치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전쟁을 시작했다. 한달 동안 교전과 휴전을 거듭하며 수천명의 사망자를 만든 전쟁은 11월10일 러시아의 중재안에 합의하면서 끝났다. 그러나, 분쟁지역 대부분이 아제르바이잔에 넘어가 사실상 아르메니아의 항복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분노한 아르메니아 시민들이 의회를 점령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양국의 싸움은 영토싸움을 떠나 인종, 종교, 문화적 대립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리스 최대 난민캠프 화재
유럽 ‘극단주의 테러’ 재현도

9월8일엔 그리스 최대 난민캠프인 레스보스섬의 모리스캠프에서 화재가 발생해 1만3000명의 난민이 대피했다. 시리아 내전 이후 5년 넘게 많은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자, 유럽연합(EU)은 난민들을 그리스 섬에 묶어두고 방치했다. 캠프 수용가능인원은 3000명이지만 2만명까지 거주하기도 했다. 유럽은 확실한 난민정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고, 올해도 수백명 이상이 난민선을 타고 오던 중 바다에서 숨졌다.

10월과 11월 유럽은 다시 테러공포에 휩싸였다. 10월16일 프랑스에선 파리의 한 역사교사가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참수당했다. 29일엔 니스의 성당에 한 남성이 난입해 기도하던 60대 여성 등 3명을 살해했다. 첫 사건의 범인은 체첸 출신이었고 두번째 사건의 범인은 튀니지 출신의 무슬림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테러를 규탄한다는 이유로 프랑스 내 무슬림을 잠재적 범죄자처럼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은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아랍국가들은 프랑스산 물품 불매운동을 벌였고, 결국 마크롱 대통령이 진화에 나섰다.

11월2일에는 오스트리아 빈 도심의 유대교 예배당 인근에서 무차별 총격이 벌어져 4명이 사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했다. 추가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언제든 극단주의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유럽은 다시 한번 충격과 불안에 빠졌다.

<시리즈 끝>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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