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동맹과 연합 구축해 대응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가안보팀 정권 인수 화상회의에 참석한 뒤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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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단단히 화가 났다. 크리스마스 휴가 후 복귀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 국방부와 백악관 등 국가안보 분야에서 정권 인수인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직설적으로 쏟아 놓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가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안보팀 회의 후 발언에서 “핵심 국가안보 영역에 관해 물러나는 행정부로부터 모든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내가 볼 때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특히 국방부와 백악관 예산관리국 책임자들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와 예산관리국의 정치 지도부로부터 (정보 소통) 봉쇄를 당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앤서니 블링컨 국무ㆍ로이드 오스틴 국방ㆍ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 지명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안보국(DNI) 국장 지명자 등과 국가안보 분야 인수인계 상황 점검회의를 한 뒤 이 같이 발언했다.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정보자료를 얻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국방부 장관대행과 백악관 관료 등이 비협조적이라는 비판이다. 그는 “미국 국가안보 핵심 기관이면서 국가안보에 엄청난 해를 입히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공박했다.
또 “많은 안보기관들은 그동안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며 “인력, 기능, 사기 차원에서 공백이 발생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크리스 크렙스 사이버안보국장 등을 경질한 데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취임 후 외교안보정책 기조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자유세계를 이끌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며 “힘의 본보기를 보이는 게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우리는 다시 한 번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국가들과 무역협정 및 국방 분담금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이는 득보다 실이 더 컸다”며 “미국 안보는 이 정부의 독단으로 인해 위태로워졌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가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어느 한 나라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위축됐던 다른 국가와의 동맹 재건 다짐도 이어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4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나홀로 접근으로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및 전통적 동맹에 큰 손상이 있었고, 민주주의가 공격받았고, 우리의 안보가 위협당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9일 델라웨어주 월밍턴에서 대선 승리 선언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기5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베이징=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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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은 미중경쟁에 있어 동맹 연합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중국과 경쟁하고 중국 정부가 무역에서의 남용, 기술, 인권 등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가운데 생각이 비슷한 파트너ㆍ동맹과 연합을 구축할 때 우리의 입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관계에 관련된 어떤 사안에 있어서도 우리는 세계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는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미중관계와 관련 △미국 노동자, 지적재산권, 환경 보호를 포함하는 중산층용 대외정책 추진 △인도ㆍ태평양지역 번영ㆍ안보 보장 △인권 옹호 등도 예로 들었다. 다만 이날 발언에서 한국이나 북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테네시주 내슈빌 차량 폭발 자살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현지 경찰과 수사 당국의 노고에도 감사를 표했다. 또 행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안 개인 지급액을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올리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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