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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35세 이상 신부는 가임력 확인부터, 금연·금주는 늦어도 3개월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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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임신 돕는 몸 만들기

계획 임신이 대세다. 결혼하고 바로 아이를 가졌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아이를 원할 때 임신을 준비·시도하는 부부가 대다수다. 남녀가 함께 임신을 준비하면 난임 확률을 낮추는 동시에 자녀는 물론 부부의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특히 난임·난산의 위험이 큰 고령 임신이라면 보다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신축년 새해, 자녀 계획이 있는 예비 아빠·엄마를 위한 건강관리 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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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가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은 약 100일이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성숙하는 기간(74일)에 수정력을 갖추는 2~3주를 더한 기간이다. 성관계 시 배출되는 정자가 실은 3개월 전에 이미 만들어진 것이란 의미다. 강동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양대열 교수는 “만성질환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으로 남성 난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임신을 계획한다면 병원에서 고환 상태와 정자의 양과 수, 운동성 등을 파악하고 정자가 만들어질 때부터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도 아연·엽산 충분히 섭취해야

건강한 정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영양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굴·해조류에 풍부한 아연은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정자 생성에 도움을 준다. 가임기 여성에게 권장되는 엽산은 태아의 세포 분열과 DNA 합성에 사용되는 만큼 남성도 2~3개월 전부터 챙겨 먹는 게 바람직하다. 신선한 과일·야채와 견과류의 비타민 C·E는 정자 세포를 보호하고 활동성을 높여 임신 가능성을 끌어올린다. 토마토의 라이코펜 성분은 정력을 높이는 동시에 전립샘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비만인 남성은 살부터 빼야 한다.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아로마타아제라는 효소가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바꿔 임신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0~25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부 단백질 보충제나 고혈압·탈모 치료제, 무좀약(항진균제) 등 약물은 정자 형성을 방해할 수 있어 사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걷기·조깅 등 유산소 운동은 체중 감소에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정자 농도·운동성을 증가시킨다. 운동 강도는 최대치의 50~60% 정도가 적당하다. 2017년 국제학술지 ‘생식’에 실린 연구에서 6개월 동안 일주일에 3~4일, 30분 조깅한 그룹은 1시간 조깅한 그룹이나 고강도 인터벌 운동(1분 동안 전력 질주 후 1분 쉬기 10~15차례 반복)을 한 그룹보다 정자 상태가 더 좋았다. 운동하지 않는 그룹과 비교할 때 정자 운동성은 12.4% 좋았고 평균 정자 수는 21.8% 더 많았다. 양 교수는 “단 고환을 이루는 단백질은 열·마찰에 민감하기 때문에 운동 시 꽉 끼는 바지를 입거나 자전거를 너무 오래 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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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풍진 백신 맞으면 한 달 이상 피임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은 정상적인 배란과 자궁·난소 질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자궁내막증 등 질환이 발견되면 약물·수술로 이를 치료하는 게 먼저다. 가임력(난소 기능)은 생리 주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난소 나이(AMH) 검사로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서울마리아병원 주창우 진료부장은 “난소 기능이 떨어져도 생리 주기·양에는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35세가 넘어 결혼한 여성은 피임 전 가임력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신 전 예방접종은 태아에게 바이러스가 전파하거나(B형 간염), 임신 중 감염으로 인한 유산·기형 위험을 낮추기 위해(수두·풍진) 실시한다. 이 중 홍역·풍진을 막는 ‘MMR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드는 생백신으로 접종 후 1개월 이상은 피임해야 한다. 자칫 태아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같은 이유로 수두 예방접종을 한 경우에도 3개월 이상 피임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임기 여성에게 추천되는 대표적인 영양제는 엽산이다. 매일 0.4㎎씩 임신 12주까지 엽산을 먹으면 태아 기형(신경관 결손)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비만·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나 이전에 기형아 출산 경험이 있는 임신부는 3개월 전부터 고용량(4㎎) 엽산 복용이 권장된다. 반면, 임신 전에 먹던 영양제가 임신 후 독이 되기도 해 주의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는 “비타민A는 과량 복용 시 태아 선천 기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대개 종합비타민에 포함된 경우가 많은 만큼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한번쯤 성분·용량을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임신을 계획한다면 금주·금연은 기본이다. 술·담배 모두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여성호르몬을 교란해 생리불순·난임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늦어도 3개월 전에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비만·고혈압·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임신 합병증은 물론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사전에 치료·관리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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