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목소리 담은 영상 모아 합창으로 제작
'코로나 생활상' 온라인 UCC대회도 뜨거운 관심
네덜란드 한인회 온라인 합창 영상 갈무리 © 뉴스1 차현정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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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 한인회(한인회장 한경희)에서는 연말에 한인 음악 송년회를 마련하는 전통이 있다.
2019년에는 500명 넘는 한인들이 암스테르담에 모여 송년회를 즐기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소망을 함께 나누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황이 달라진 지난달에는 색다른 행사로 진행됐다. 바로 온라인으로 각 한인들의 목소리를 녹음한 영상을 모은 합창 송년회다.
이 아이디어는 네덜란드 국립 오페라 아카데미 객원 주연을 맡았고 헤이그 왕립 음악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인 유학생 김우진씨의 발상이었다. 그는 예전처럼 만날 수 없어도 노래로 모두가 하나가 되고 서로의 목소리를 통해 놀라운 힘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처음에는 네덜란드 전역에 흩어진 교민들이 얼마나 참여해 줄지가 의문이었다. 연습하고 준비할 시간도 벅찼을 뿐더러 처음 시도하는 온라인 행사라 모두에게 생소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예상 외로 10대 학생부터 80세 원로까지 네덜란드 전역에서 교민 수십 명이 손수 영상을 찍어 온라인 합창에 참여해왔다. 여기에는 주네덜란드 정연두 대사, 최고령 참가자인 이준 열사 기념관 이기항 원장과 송창주 관장 등의 솔선수범이 컸다.
정든 고향을 떠나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내는 한인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고향의 봄',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상록수' 등 세 곡이 네덜란드 한인들의 열정적인 참여로 합창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김씨는 "반주 영상을 따로, 지휘 영상 따로 준비하고 개별 영상을 모두 취합하여 음원 영상 편집까지 2주간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이 프로젝트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이 영상을 보고 미소 지을 교민들을 생각하며 즐겁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30일 이후 네덜란드 한인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인회는 계속되는 봉쇄로 지치고 어려운 한인 사회를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슬기로운 코로나 극복 생활'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UCC대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달 27일까지 총 10편의 UCC가 본선에 올랐고 오픈 투표 400명 이상, 영상 조회수 1500건 이상을 기록하며 한인 사회에서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한경희 한인회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기획한 온라인 비대면 행사였지만 의외로 많은 호응을 얻었고 전 연령층에서 골고루 참여해 뿌듯했다"며 "온라인 송년회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역에서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온라인에도 행사 참여율이 높았던 것은 그동안 코로나19 봉쇄로 타격을 입은 교민들을 위해 한인회가 여러 차례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코로나19가 유럽에서 처음 확산됐던 지난 3월에 이어 지난달 15일부터 전면 봉쇄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봉쇄 발표로 개인 방역 물품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유학생 350명과 취약계층을 위해 주네덜란드 한국 대사관과 경제인협회, 지상사협회, 학생회, 기업 등이 기금과 구호 물품을 모아 지원해오고 있다.
한국 식품과 마스크, 손 세정제, 체온계 등 긴급 구호 물품을 배송받은 한인들은 유튜브 영상 제작이나 한인회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사 글을 올리며 신속한 대처를 칭찬했다.
네덜란드에는 유학생을 포함, 재외국민으로 정식 등록된 한인 교민이 약 500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취업 이민과 워킹홀리데이, 한-네덜란드 대학 간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장년층의 이주가 점점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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