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한 행인이 7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센터 가상화폐 시세 현황표 앞을 지나가고 있다.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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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한 모씨(28)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일찌감치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 비트코인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반감기에다 풍부한 유동성이 겹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40% 수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최근 가격 상승으로 80%까지 늘었다. 이미 투자액의 3배 이상 수익이 났다. 한씨는 "처음에 비트코인에 투자한다고 하니 다들 잘 알지 못해도 '위험하다'며 말렸다"면서 "지금은 회사 동기는 물론 임원들까지 비트코인 투자 방법을 물어본다"고 말했다.
가상자산(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7일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돌파하면서 비트코인 열풍이 불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약 5배 올랐다. 억원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비트코인 랠리에 합류하는 투자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보수적인 금융사인 은행에도 비트코인 투자를 문의하는 개인·기업 고객이 늘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비트코인은 421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 27일 처음으로 3000만원 선을 뚫은 뒤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1일 종가 기준 830만원과 비교하면 약 407% 급등했다. 국내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20~30%나 높아 '김치 프리미엄'으로 불렸던 2018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은 글로벌 기업과 금융사를 중심으로 부는 비트코인 열풍이 국내를 파고드는 양상이다. 가상자산 시황 기업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3만7000달러(약 4028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코리아 프리미엄은 3~4%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뛰면서 잠잠했던 국내 투자자들도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흐름 변화에 밝은 20·30대는 이미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 직장인 김 모씨(31)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전 고점을 찍었고 글로벌 금융사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사업에 뛰어드는 걸 보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생각해 주식을 일부 팔아 2000만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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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에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이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이 제도권 안에 아직 들어오지 않아 은행 투자 포트폴리오에 넣긴 어렵다고 답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는 우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꼽힌다. 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과 금융사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면서 JP모건은 최근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약 1억5800만원)까지 오른다는 전망을 내놨다.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내년부턴 비트코인을 자녀에게 물려주면 상속·증여세를 내야 한다. 가상자산을 사고팔아 얻은 수익에도 세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수익 250만원이 넘으면 '기타소득'으로 과세해 20% 세율을 적용한다.
일부 법인은 비트코인 전망 등을 문의하면서도 아직 투자에는 조심스러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비트코인 시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시장이 과열되면 소비자 경보 등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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