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면 어제처럼 또 늦을라"…지하철 발 디딜 틈 없어
골목 이면도로엔 눈 그대로…"아직도 제설 안 됐나" 원성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폭설 여파와 혹한으로 설상가상이 된 7일 미처 녹지 않은 눈이 도로에 얼어붙으며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날 폭설로 고생한 시민들이 자가용이나 버스를 이용하기보다 지하철로 몰리면서 열차 안이 몹시 붐볐고, 차들은 미끄러질까 조심하며 거북이걸음을 이었다.
◇ 조심조심 서둘러 집으로…빙판길에 차들 서행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는 직장인들이 일제히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종일 한파가 이어진 탓에 인도 곳곳에는 간밤에 내린 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건물들 입구에는 눈이 치워져 있었지만, 행인들의 신발에 묻은 눈이 조금씩 옮겨져 다시 얼어붙으면서 여전히 미끄러운 상태였다.
시민들은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넣거나 팔짱을 낀 채 발밑을 연신 내려다보면서 종종걸음을 옮겼다. 평소처럼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걷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노원구에서 출퇴근한다는 김모(31) 씨는 "오늘 사무실에서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추웠는데, 내일은 더 춥다니 재택근무 신청을 하고 '집콕' 하면서 일하려고 한다"며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기상청은 8일 추위가 절정에 다다르며 서울이 최저 영하 18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비슷한 시각 강남구 선릉역 인근도 빙판길이었다.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힌 회색 눈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하며 뒤뚱뒤뚱 걸었다.
아직 도로가 꽉 막힐 시각은 아닌데도 차들은 느릿느릿 움직였다. 다만 이날 아예 차를 몰고 나오지 않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이 많아 평소보다 크게 막히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 지하철 칸칸이 만원…"어제 퇴근길 악몽 또 겪을 수 없어"
지하철 역사 안은 평소보다 훨씬 더 붐볐다. 전날 퇴근길 폭설로 도로에 갇혔던 '악몽'을 또 겪기는 싫다며 전철을 택한 시민들이 많은 탓이었다.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각 시청역을 출발한 1호선 열차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만원이었다. 시민들이 대부분 두꺼운 패딩을 껴입은 탓에 더욱 비좁게 느껴졌다. 열차 혼잡으로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이수역에서 탑승해 화성 동탄역으로 퇴근하는 직장인 양모(27) 씨도 "평소 버스로 출퇴근하는데 도로가 막혀 움직이지 못할까 무서워 아예 수서고속철(SRT) 기차를 예매했다"며 "오전에도 SRT를 타고 출근했는데 그마저도 지연되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다.
마포구 공덕역에서 영등포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0) 씨는 "이번 겨울 들어 오늘이 가장 추운 것 같다"며 "직장과 집이 그다지 멀지 않은데도 어제 버스가 오지 않아 고생했던 게 떠올라 오늘은 지하철을 타려 한다"고 했다.
서울 시내 큰길에서는 7일 오후까지 제설이 상당 부분 이뤄졌지만, 이면도로 등 좁은 길은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60) 씨는 "오면서 본 4차선 이상 도로는 모두 제설이 됐는데, 아파트 앞길 등 이면도로는 아직 눈이 많이 남아 있어서 무척 긴장하면서 운전대를 잡았다"고 말했다.
성동구에서 서대문구까지 출퇴근한다는 성모(33) 씨도 "사무실 근처 골목길은 아직 차가 들어갈 엄두가 안 날 정도로 눈이 쌓여있다"며 "특히 경사까지 있어서 평소 가던 지름길을 이용하지 못하고 큰길로만 집에 가려 한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이날 늦은 오후까지 제설이 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랐다.
트위터 이용자 ROS***는 이날 오후 5시께 "강남은 왜 제설을 하나도 하지 않나. 차가 미끄러져 벤츠와 충돌해 욕이 나온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서울 전역의 이면도로 등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오는 12일까지 영하 17도에서 영하 8도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잔설과 결빙 제거작업에는 나흘 안팎이 걸리겠다는 것이 서울시와 자치구의 설명이다.
s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날 폭설로 고생한 시민들이 자가용이나 버스를 이용하기보다 지하철로 몰리면서 열차 안이 몹시 붐볐고, 차들은 미끄러질까 조심하며 거북이걸음을 이었다.
7일 퇴근길 강남역 인근에서 서행하는 차들 |
◇ 조심조심 서둘러 집으로…빙판길에 차들 서행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는 직장인들이 일제히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종일 한파가 이어진 탓에 인도 곳곳에는 간밤에 내린 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건물들 입구에는 눈이 치워져 있었지만, 행인들의 신발에 묻은 눈이 조금씩 옮겨져 다시 얼어붙으면서 여전히 미끄러운 상태였다.
시민들은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넣거나 팔짱을 낀 채 발밑을 연신 내려다보면서 종종걸음을 옮겼다. 평소처럼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걷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도로에도 살얼음이 끼어 있어 속도를 높이는 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소 강남역 인근 갓길을 달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던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노원구에서 출퇴근한다는 김모(31) 씨는 "오늘 사무실에서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추웠는데, 내일은 더 춥다니 재택근무 신청을 하고 '집콕' 하면서 일하려고 한다"며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기상청은 8일 추위가 절정에 다다르며 서울이 최저 영하 18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비슷한 시각 강남구 선릉역 인근도 빙판길이었다.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힌 회색 눈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하며 뒤뚱뒤뚱 걸었다.
아직 도로가 꽉 막힐 시각은 아닌데도 차들은 느릿느릿 움직였다. 다만 이날 아예 차를 몰고 나오지 않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이 많아 평소보다 크게 막히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폭설에 지하철 이용하는 시민들 |
◇ 지하철 칸칸이 만원…"어제 퇴근길 악몽 또 겪을 수 없어"
지하철 역사 안은 평소보다 훨씬 더 붐볐다. 전날 퇴근길 폭설로 도로에 갇혔던 '악몽'을 또 겪기는 싫다며 전철을 택한 시민들이 많은 탓이었다.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각 시청역을 출발한 1호선 열차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만원이었다. 시민들이 대부분 두꺼운 패딩을 껴입은 탓에 더욱 비좁게 느껴졌다. 열차 혼잡으로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서울 뚝섬역 인근 회사에서 경기도 수원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홍모(27) 씨는 "어제도 버스를 기다리다가 눈도 많이 오고 줄도 너무 길어 결국 서울에 있는 친구 집에서 하루 신세를 졌다"며 "그나마 회사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라 오늘은 오후 3시쯤 나왔는데도 지하철이 평소보다 붐비고 운행도 조금씩 지연돼 평소보다 한 시간 더 걸렸다"고 말했다.
이수역에서 탑승해 화성 동탄역으로 퇴근하는 직장인 양모(27) 씨도 "평소 버스로 출퇴근하는데 도로가 막혀 움직이지 못할까 무서워 아예 수서고속철(SRT) 기차를 예매했다"며 "오전에도 SRT를 타고 출근했는데 그마저도 지연되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다.
마포구 공덕역에서 영등포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0) 씨는 "이번 겨울 들어 오늘이 가장 추운 것 같다"며 "직장과 집이 그다지 멀지 않은데도 어제 버스가 오지 않아 고생했던 게 떠올라 오늘은 지하철을 타려 한다"고 했다.
눈에 갇힌 차량 |
◇ "이면도로는 제설 작업 아직?"…당국 "한파 지속돼 제설 늦어져"
서울 시내 큰길에서는 7일 오후까지 제설이 상당 부분 이뤄졌지만, 이면도로 등 좁은 길은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60) 씨는 "오면서 본 4차선 이상 도로는 모두 제설이 됐는데, 아파트 앞길 등 이면도로는 아직 눈이 많이 남아 있어서 무척 긴장하면서 운전대를 잡았다"고 말했다.
성동구에서 서대문구까지 출퇴근한다는 성모(33) 씨도 "사무실 근처 골목길은 아직 차가 들어갈 엄두가 안 날 정도로 눈이 쌓여있다"며 "특히 경사까지 있어서 평소 가던 지름길을 이용하지 못하고 큰길로만 집에 가려 한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이날 늦은 오후까지 제설이 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랐다.
트위터 이용자 ROS***는 이날 오후 5시께 "강남은 왜 제설을 하나도 하지 않나. 차가 미끄러져 벤츠와 충돌해 욕이 나온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서울 전역의 이면도로 등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오는 12일까지 영하 17도에서 영하 8도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잔설과 결빙 제거작업에는 나흘 안팎이 걸리겠다는 것이 서울시와 자치구의 설명이다.
s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