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관련 스타트업 투자 유치 더뎌
정책 자금 받는 VC 펀드, 가상화폐에 부정적
관련 기업 IPO 어려운 것도 한 몫
특히 지난 2017년 가상화폐 가격 급등 당시 ‘거래소 폐쇄’까지 거론하며 규제에 나선 정부의 스탠스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부의 스탠스가 부정적이니 대부분 정부 정책 자금이 들어가는 벤처펀드 역시 관련 기업에 투자에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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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아니면…시리즈B 단계 이후 유치 사례 없어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빗썸이나 두나무,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를 제외한 가상화폐 정보제공, 기술지원, 결제 등 관련 벤처들이 시리즈B 단계 이후로 투자를 받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기업에 인수합병(M&A)된 사례는 있었지만, 꾸준히 후속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없었다.
가상화폐가 작년 말부터 급등했지만 거래소를 제외한 관련 기업들의 몸값은 그대로다. 일단 관련 투자가 시장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스타트업의 경우 증시에 상장되지 않아서, 기관의 투자가 있어야 그 가치가 시장에서 인정된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상승장 이후 국내에서 눈에 띄게 투자가 유치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본업은 따로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차이(CHAI)’나 ‘그린랩스’ 등의 투자는 무리없이 진행됐지만 가상화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스타트업의 경우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들 기업에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탈(VC)에서 가상화폐를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 투자심리도 올라와야 마땅한데, VC들의 움직임은 없다”며 “VC들도 결국 전통금융사중 하나로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일반인 보다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 가상화폐 스타트업은 IPO 안돼…“회수 통로 막혀”
VC들이 가상화폐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가 부정적인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의 스탠스에서 찾는다. 정책 자금을 받는 VC들의 경우 정부가 부정적으로 보는 섹터에 투자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자금이 들어가거나 관련 기관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가상화폐 관련 스타트업은 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다른 스타트업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정책지원도 거의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단 상장(IPO) 자체가 안되면서 VC 입장에서는 민간펀드여도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는 지난해 가상화폐 서비스인 ‘콘텐츠 프로토콜(CPT)’을 접었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상장을 불허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 관련 기업 중 국내에서 상장된 사례는 없다. 국내 VC들은 대부분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벤처 투자 단계는 시드 이후 투자 단계 부터 시리즈 A와 B, C 등으로 이어진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시리즈 C 단계 이후에는 프리(Pre) IPO 단계로 상장도 동시에 추진한다. 다만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시리즈C 단계 이후 투자 유치가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는 시카고선물거래소(CME)등에 상장된 선물거래로 기관들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페이팔(Paypal) 등이 결제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국내는 관련 움직임이 없다. 가상화폐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관련 기업 투자에 기관 투자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한데, 국내에서는 개인들만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관련 산업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거래소만 돈을 버는 상황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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