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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트럼프 탄핵 정국

‘일사천리’ 트럼프 탄핵 추진, 속도조절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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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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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하원이 이르면 1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불이기로 하는 등 속전속결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 탄핵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돼도 상원 송부를 100일간 늦추는 ‘단계적 대응 방안’이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0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지 않으면 하원이 (대통령 탄핵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항에 따라 부통령이 앞으로 24시간 안에 내각 과반과 함께 ‘대통령이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결론내리고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절차를 밟지 않으면 탄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펜스 부통령에게 ‘24시간 안에’ 답변할 것을 요구하고 이르면 12일 탄핵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원은 12일이나 13일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표결하는 일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다만 탄핵안이 일사천리로 하원을 통과해도 상원에서의 탄핵심판 표결은 미룰 가능성이 높다.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원내총무는 10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이 하원을 통과한 소추안의 상원 송부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100일까지 미룰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직후 상원에서 줄줄이 예고돼 있는 인사청문회부터 진행해 진용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그런 시기에 탄핵으로 공화당과 각을 세우면서 소모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것. 탄핵은 바이든 당선인이 공언해온 통합 취지와도 맞지 않는데다 초기 국정 어젠다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트릴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 전엔 탄핵 완료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원과 상원을 분리해 대응하는 게 더 낫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의원들도 속속 대통령의 사임을 압박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공화당 소속 팻 투미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대통령이 광기 수준으로 빠져들었다. 용서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빨리 사임하고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벤 새스 상원의원도 “하원이 탄핵 절차를 시작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친트럼프 진영으로 분류됐던 공화당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지지자들의) 반란을 선동한 것이 탄핵감이 아니면 무엇이 탄핵 대상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6일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최종 승리 인증에 참여했던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어 백악관 비밀경호국이 수사 중이다. 정치인 뿐 아니라 외교관들도 이례적으로 가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문을 작성해 국무부 지도부에 전달했다.

ABC뉴스-입소스가 10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폭력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67%에 달했다. 그가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 물러나야 한다고 한 응답도 56%로 절반을 넘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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