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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책임을 주장하며 탄핵 절차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민주당은 12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먼저 처리한 뒤 13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전망입니다.
오는 20일까지 임기를 불과 9일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재임중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공산이 크지만 공화당 반대로 상원 통과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11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을 공식 발의했습니다.
발의에는 민주당 하원 의원 222명 중 최소 214명이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소추안에는 지난 6일 5명의 사망자를 낸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가 적시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앞 연설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선동해 자극받은 군중이 의회에 불법침입한 뒤 기물을 파괴하고 법집행 당국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것입니다.
소추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시도가 그 전부터 계속됐다며, 지난 2일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개표결과를 뒤집을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사실도 거론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토록 촉구하는 결의안도 함께 발의했습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한 뒤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허용합니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의회가 탄핵안을 처리하기 전에 행정부가 스스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라는 요구지만, 펜스 부통령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25조 발동 결의안의 하원 본회의 표결을 시도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가로막혔습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 결의안이 통과되면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내 응답해야 한다면서 25조를 발동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도 12일 밤 25조 발동 촉구 결의안을 처리하고, 13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추안의 가결 정족수는 과반 찬성으로 민주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해 통과가 예상됩니다.
그러나 탄핵안이 상원 관문까지 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100석의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되려면 3분의 2가 넘는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민주당이 최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50석 대 50석의 동률을 이뤘지만 아직은 이들이 취임하지 않아 공화당 의석이 더 많습니다.
탄핵이 확정되려면 공화당 의원의 이탈표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다 채우면 안 된다고 공개 선언한 의원은 4명에 불과하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이 빨라도 19일 재소집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터라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맞물려 임기 출발점부터 탄핵 정국에 휩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초 의제를 실행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소추안을 행정부 출범 100일 후에 상원에 이관하자는 제안도 나온 상태입니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기자들에게 상원이 트럼프 탄핵안 처리와 내각 인준안을 같이 처리할 수 있다며 상원 지도부와도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습니다.
김용철 기자(yc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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