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화두인 차익실현 욕구 자극
인플레 가능성도 커지며 수혜 업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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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미국 증시가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하며 하락 마감했다. 주요 변동성 지표로 올라선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한 때 20% 넘게 급락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화두였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9% 내린 3만1008.69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66% 떨어진 3799.61에,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1.25% 하락한 13036.43에 거래를 마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최근 비트코인은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 등 여러 요인으로 한 달도 안돼 2만달러에서 4만달러를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여기에 JP모건이 대체통화로 금과 경쟁하면서 14만6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발표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자 장중 3만달러 초반을 기록했다. 한 때 20%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차익실현 욕구를 높였다.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했던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물 출회 압력을 가했다.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차익 매물을 내놓게 해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고,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매물 출회를 야기시켰다.
그렇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14일 더 많은 부양책 관련 가이던스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에 낙폭이 줄었다. 특히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더불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2월 소비자 기대 보고서를 통해 장기 물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자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들인 금융주 , 철강 , 에너지 업종 등이 강세를 보이며 낙폭이 줄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임상 데이터와 협업을 발표한 일부 기업들이 급등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한편 장 마감 앞두고 지수가 재차 낙폭을 키웠는데 이는 지난 5 일에 이어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가 기대처럼 강한 반등이 이어지면 채권 매입 관련 '재조정', 즉 매입 규모 축소가 발생 할 수 있다는 발언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해 오는 14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비롯해 이번주 있을 연준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증시는 결국 시장은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졌으나, 여전히 호재성 재료가 유입된 종목군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감안해 우리나라 증시도 하락 출발 후 지수 보다는 인플레 수혜 업종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등 업종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2019년 일평균 5조원 가량이었던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 이후 주가지수가 반등한 지난해 3월에는 일평균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에는 일평균 18조원에 달했다.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한 직후 일간 거래 대금은 2거래일 연속 40조원을 넘었다.
2000년 1월 이후 일간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주식시장을 통해 자산을 불리고자 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열망이 느껴진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로 살펴 봐도 +3 표준편차를 벗어날 정도로 예외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이런 상황은 종종 발생했다. 2000년 초반에 주로 관찰되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상승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급등 시점에서 20 영업일 이후의 주가지수 평균 수익률은 2.5%,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비율은 70.1% 정도다. 코스피가 지난해 3월 저점 대비 약 10개월 만에 120% 가까이 상승해 속도에 대한 부담은 있으나 해당 기간 동안 증시 상승을 견인해 온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여전히 살아있다.
개인투자자 수급이 더욱 중요해졌으며 종목별 상승 여력을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 외국인이 아닌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개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대금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약 두 달간 개인 투자자의 수급이 쉬었던 시점을 전후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반등 구간에서는 소프트웨어, 반도체, 자동차 등의 업종으로 개인 수급이 몰렸다.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과 함께 경기 및 실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반도체, 자동차, 필수소비재 업종 등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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