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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해빙' 내비쳤는데... 트럼프, 쿠바 테러지원국 재지정 '대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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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반군·마두로 지원 등 테러 반복 지원"
폼페이오 국무, 5년 만 쿠바 테러지원국 재지정
한국일보

2015년 7월 1일 당시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함께 미국과 쿠바가 대사관 재개설에 합의하는 등 국교 정상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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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종료를 채 열흘도 남겨놓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내려진 해제 결정을 5년 만에 뒤집으면서 쿠바와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쿠바가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제공한다”며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쿠바 정부가 콜롬비아 반군과 미국인 도주자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지원하는 것 등아 사유로 제시됐다.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상태다. 쿠바는 1982년 3월에 남미 내란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테러지원국에 포함됐다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5년, 33년 만에 리스트에서 빠졌다.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 정상이 역사적인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 뒤 나온 후속 조치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간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했다. 쿠바로의 크루즈 운항을 금지하고 직항편을 제한하는 등 미국인들의 쿠바행을 제한했고, 주요 인사들과 국영기업을 잇따라 제제 명단에 올렸다. 국무부는 지난해 5월, 2015년 이후 5년 만에 쿠바를 북한,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와 함께 2019년 기준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상 ‘대테러 비협력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쿠바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수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쿠바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자본주의를 촉진시키는 것이 쿠바를 보다 민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쿠바로의 여행과 투자, 송금에 대한 제한 완화 등 경제ㆍ여행 해금 조치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쿠바를 다시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수도 있지만, 공식적인 검토를 거치면 절차는 여러 달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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