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대로 바이든 만나고 서한도 남겨라" 조언에 트럼프 "아직 결심 못해"
백악관 집무실 안에 놓은 대통령 집무책상 '결단의 책상' |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떠나는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게 되는 후임자에게 성공을 바라는 덕담 메시지와 당부 내용의 글을 집무실 서랍에 남기는 것은 서로 정파를 달리하더라도 미국 대통령 사에서 이어져 내려온 오랜 전통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7년 1월 백악관을 떠나면서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 놓인 '결단의 책상'(대통령 전용 책상)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남겼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읽어본 뒤 감동한 나머지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서로 연락은 닿지 못한 것으로 과거 CNN방송 등 미언론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패배자의 전례 없는 불복 행보와 지지자들의 의회 난동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앞으로 서한을 남겨두고 떠날지는 바이든의 취임을 열흘도 채 남겨두지 않은 지금까지도 불투명하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전 케빈 메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나눈 30분간의 전화 통화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이든 당선인을 만나라면서 그동안 지켜져 온 전통대로 후임자 바이든 앞으로 결단의 책상 서랍에 환영 서한을 남기라고 '충언'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에 대해 그렇게 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이후 퇴임하는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의 후임자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만나는 전통을 깨고 바이든 당선인과 한 번도 접촉하지 않았으며, 오는 20일 취임식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최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은 "그와 내가 의견을 같이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잘된 일"이라고 받아친 바 있다.
이번 대선 이후 승복 문제를 놓고 극심한 진통을 겪어온 점 등을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설령 바이든 당선인에게 우여곡절 끝에 편지를 남긴다고 하더라도 바이든 집권 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사회의 '원로' 지도자로서 현직인 바이든과 함께 마주 앉아 머리를 맞대고 중요한 국가 현안을 논의하는 오랜 전통을 살려가기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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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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