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는 12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를 인용해 현재 유통되는 1850만 비트코인 중 20%가 잠금을 해독하는 비밀번호를 찾지 못해 디지털지갑에 묶여있거나 분실됐다고 밝혔다. 약 1400억달러(약 153조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분실된 디지털 키를 찾아주는 회사 월렛리커버리서비스(Wallet Recovery Services)는 최근 관련 요청건이 하루에 70건 이상 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비트코인이 큰 가치가 없을 때 소유했다가 최근 시세가 다시 급등하자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스테판 토마스 리플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수년전 디지털 지갑에 키를 보관하는 암호화된 하드 드라이브인 아이언키(IronKey)의 비밀번호를 적어둔 종이를 잃어 버렸다"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패스워드를 8번 시도했지만 풀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갑에는 7002개의 2억2000만달러(약 24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들어있는데, 남은 두 번의 시도마저 실패한다면 영영 비트코인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마스는 암호학자가 자신의 디지털 지갑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이언키를 보안 시설에 둔 상태다. 앞서 토마스는 비트코인의 결제 프로토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한 사업가 브래드 야샤드 역시 초창기 채굴한 수천개 비트코인을 보유한 데스크톱을 가지고 있지만 비밀번호가 들어있는 하드 드라이브를 수년전 잃어버렸다고 했다.
야샤드는 "진공봉지에 넣어둔 것 말고 기억나는게 없다. 몇 년 동안 찾기 위해 수백 시간을 보냈다"며 "가지고 있었다면 수억달러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베이도스 출신 가브리엘 아베드는 10년 전 한 동료가 개인 열쇠가 들어 있는 노트북을 재포맷했을 때 현재 약 2500만 달러에 달하는 800개의 비트코인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불행히도 비트코인 측에서는 해당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암호를 저장하지 않고 있어서다.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개인에게 본인만이 액세스할 수 있는 개인키를 디지털 지갑에 부여하는 식이라 암호를 모르면 영영 찾을 수 없는 셈이다.
한편 최근 비트코인 시세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8일 4600만원까지 올랐다가 사흘만인 11일 33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반등을 시작해 12일 현재 3900만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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