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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中 백신, 동남아·중동이어 헝가리까지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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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터키 등 전세계 17國에 배포

러시아 백신도 EU 효능 검토앞둬

예방 효과는 충분히 입증 안돼

조선일보

중국산 시노백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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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화이자·모더나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 예방 백신이 빠른 속도로 세계 각국에 보급되고 있다. 영미권 백신의 초기 공급 물량을 서방 국가들이 독차지하는 사이 주로 개발도상국들이 중국·러시아 백신을 서둘러 들여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러시아 백신은 예방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헝가리 정부는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팜과 코로나 백신 도입 계약을 맺었다. EU(유럽연합) 회원국 중 처음이다. 구야시 게르게이 헝가리 총리실 비서실장은 “첫 선적량은 최대 100만회분이 될 것”이라며 “백신을 추가로 들여오기 위해 중국, 러시아와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헝가리가 EU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백신을 들이는 이유는 EU가 공동 구매해 배포하는 백신의 헝가리 몫이 일주일에 10만회분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노팜·시노백·칸시노 등 3개 제약사가 백신을 개발했다.

이날 터키는 중국 시노백 백신을 전국에서 접종하기 시작했다. 파흐레틴 코자 보건부 장관이 직접 이 백신을 맞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 외에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아랍에미리트(UAE)·요르단·우크라이나 등 중국산 백신을 접종했거나 공급 계약을 마친 나라가 적어도 17국에 이른다고 중국의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3일 시노백 백신을 맞는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국민의 15%가 접종을 마쳐 이스라엘 다음으로 두 번째로 접종 속도가 빠른 나라인 UAE에서는 시노팜 백신을 맞고 있다. 브라질도 오는 25일쯤부터 시노백 백신 접종을 개시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크V’의 확장세도 만만치 않다. 이 백신의 사용을 승인한 나라들은 아르헨티나·볼리비아·알제리·세르비아·팔레스타인·베네수엘라·벨라루스 등이며, 별도로 10여국이 공급 계약을 협상 중이라고 러시아 정부는 밝혔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EU집행위원회가 스푸트니크V의 효능에 대해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유럽 각국에 러시아 백신이 보급될 수도 있다. 초기 백신 도입 물량이 적어 회원국들에서 원성을 사고 있는 EU집행위는 품질 기준을 모두 충족할 경우 스푸트니크V를 승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자국민 150만명 이상이 맞았지만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효과가 뛰어난 서방 제약사 백신을 부유한 나라들이 선점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산 백신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은 아직 효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노백 백신은 시험한 나라별로 예방 효과가 들쭉날쭉이었다. 터키에서는 1300명을 상대로 91%의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1620명을 대상으로 한 인도네시아 실험에서는 65.3%로 차이가 컸다. 브라질에서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50%를 간신히 넘기는 50.4%에 그쳤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스푸트니크V에 대해 사용 승인을 하면서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이라고 선전했지만, 아직 3상 시험이 완료되지 않았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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