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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주차장서 부모 장례 치르는 현실"… CNN의 기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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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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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라 시드너 기자.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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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혼란스러운 의료 상황을 보도하던 미국 CNN 기자가 생방송 도중 흐느껴 우는 모습이 그대로 보도됐다.

12일(현지시간) CNN의 사라 시드너 기자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병원을 찾아 의료진, 환자, 그리고 가족과 인터뷰를 나눴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는 하루 4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며 극한의 의료 상황에 처했다. 병실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의료진이 부족해 의료진, 환자와 가족들 모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날 시드너는 11일 코로나19로 인해 어머니와 양아버지를 잃은 세스마라는 여성을 만났다. 세스마는 장례식장이 부족해 병원 주차장에서 부모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런 일이 없도록 끝까지 예방 수칙을 지켜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카메라가 시드너를 비추자 시드너는 "이곳이 내가 방문한 10번째 병원"이라고 말하다가 "죄송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차장에서 부모의 장례를 치러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과 세스마의 간절한 호소에 시드너는 감정이 북받친 것으로 보였다.

시드너가 눈물을 훔치며 연신 사과하자 마이크를 넘겨받은 앵커는 "당신의 슬픔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집단적인 슬픔이자 트라우마"라며 "미안할 필요 없다"고 전했다.

다음날 시드너는 CNN 홈페이지에 '내가 생방송에서 눈물을 참지 못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올렸다.

글에서 시드너는 "방역 수칙을 무시하는 사람들에 화가 났고 주차장에서 부모님의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암담했다"며 "부모가 없는 빈집에서 홀로 아침을 맞이할 그녀를 떠올렸다. 가족과의 사별만큼 외롭고 고통스러운 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름답지만 불완전한 미국에서 뚜렷하게 다른 두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말할 수 없다"며 "한쪽은 현실에, 한쪽은 음모와 부족주의에 바탕을 둔 세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개의 병원에서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들과 1년 가까이 전염병과 싸우는 의료진들을 봤다. 그런데 집 근처 주유소에서는 왜 멍청이처럼 마스크를 쓰고 있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드너는 "나는 진심으로 미국이 걱정되고 코로나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시드너의 영상과 글이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함께 울었다", "당신의 심정을 이해한다" 등 응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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